[정승열의 세계속으로 55]

1.할슈타트 마을광장.
1.할슈타트 마을광장.

할슈타트(Hallstatt)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주의 작은 도시 잘츠 캄마굿(Salz Kammer -gut)의 작은 산골마을이다. 할슈타트란 지명은 B.C 2000년경부터 고대의 ‘회색 황금’이라고 하는 ‘소금(Salz)’의 고대 겔트어 ‘hal’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유명한 소금 생산지로서 일찍부터 많은 부를 축적한 도시 할슈타트는 1311년부터 크게 융성했으나 현재는 소금을 캐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관광업이 더 수입이 좋다고 소금생산을 중단하고 있을 만큼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지다.

1-1 경사지에 지은 집들.
1-1 경사지에 지은 집들.

깊은 계곡 속의 호수 ‘할슈타트 호수’는 ‘잘츠 캄마굿의 진주’라고도 하는데, 1965년 제작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도 소개되기도 했던 할슈타트는 아름다운 모습과 더불어 세계 최초의 소금광산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로 1997년 마을 전체가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2 경사지의 집들.
1-2 경사지의 집들.

할슈타트는 베를린이나 뮌헨에서 기차나 버스로 갈 수 있다. 잘츠부르크 중앙역에서 할슈타트 행 기차로 갈아탄 뒤, 할슈타트 역에서 할슈타트 호수를 건너는 페리를 약5분 정도 타면 된다. 버스는 잘츠부르크 중앙역 앞 F정류장에서 150번 버스를 타고 약1시간 반가량 가서 종점인 바트이슐 역(Bad Ischl)에서 내린 뒤, 할슈타트 행 기차로 갈아타면 약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기차로 할슈타트 역에서 내린 뒤 ‘할슈타트 호수’를 건너는 페리를 타고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지만, 잘츠 캄마굿을 여행한 뒤 버스를 탄 우리는 1시간 만에 할슈타트의 중앙광장에 도착했다.

2. 선착장의 소금광부 상.
2. 선착장의 소금광부 상.

깊은 협곡 속에 있는 할슈타트는 한눈에 매우 비좁은 공간인 것을 알게 하는데, 마을 광장은 광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좁아서 시골길의 로터리 정도이다. 아담한 중앙광장은 아름다운 꽃으로 창문을 단장한 지붕이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집들과 레스토랑들이 마치 동화 속의 난쟁이 마을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고, 호수 주변의 골목과 도로 주변에는 레스토랑과 기념품판매점들이 즐비하다. 가파른 계곡에서 호수로 향한 할슈타트 마을의 집들은 가파른 경사면에 마치 제비집처럼 날렵하게 지은 것이 대부분인데,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것이 보기 좋다.

2-1 선착장.
2-1 선착장.

할슈타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하나뿐인 할슈타트 교구성당(Pfarre Hallstatt)이다. 1181년 처음 세워진 성당은 1505년 현재와 같이 고딕 양식으로 고쳐졌는데, 성당 마당에는 묘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예쁘게 가꾸어 놓은 공동묘지가 있다. 가파른 계곡에 있는 마을 할슈타트는 매장 공간이 부족해서 사후 20년 동안만 성당의 묘지에 안치했다가 그 후에는 유골을 성당 지하의 납골당으로 옮겨둔다고 하는데, 납골당에서 보관중인 두개골에는 사망 당시의 나이, 직업 등 신상 정보를 적혀두고 있다.

2-2 할슈타트 호수 전경.
2-2 할슈타트 호수 전경.

호수 선착장 앞에는 오랜 옛날 이곳이 소금광산이었음을 말해주는 화강암으로 만든 소금광부의 석상이 있으며, 선착장에서 바라본 호수와 그 주변의 집들은 어느 곳에 카메라 앵글을 갖다 대더라도 멋진 작품이 된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면 호수에 비친 계곡의 집들이 아름다운 데칼코마니를 그려 내는데,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서 UNESCO 세계 문화유산의 문화 풍경 부문에 등재될 정도였다.

2-3 할슈타트 호수와 성당.
2-3 할슈타트 호수와 성당.

할슈타트에서는 마을 뒤로 펼쳐진 알프스 산의 줄기인 다흐슈타인 산(3,800m)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옛 소금광산을 관람하는 것이 필수코스이다. 다흐슈타인이란 ‘희고 높은 산’이라는 뜻인데, 경사가 가팔라서 전문등산가가 아니라면 대부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할슈타트 관광 안내소에서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는 도보로 3분 거리이고, 왕복요금과 공산입장료는 어른이 26유로, 학생이 23.5유로이다. 광산으로 들어갈 때는 광부복 착용이 필수이고, 오랜 세월 광부들이 소금을 캐던 동굴을 따라 지하 800m까지 내려가면서 중간 중간 미끄럼틀을 타는 체험도 하는데, 시속 30km나 된다. 광산 안에는 소금을 캘 때 사용했던 도구들을 전시해 놓아서 소금을 캐던 녹슨 장비며, 마을의 오랜 역사를 알려주는 아기자기한 박물관도 작은 구경거리다.

2-4 성당 납골묘.
2-4 성당 납골묘.

할슈타트는 비좁은 계곡 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옹색스러운 점이 있지만, 아름다운 호수와 주변의 풍광은 사계절 세계인들이 찾는 아름다운 마을이어서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세계의 수많은 도시 중 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 소렌토(Sorento)를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내게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로 마음을 바꾸게 했을 만큼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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