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정무부지사에 유력 시·구청장 도전자까지 
30년 전, 하나의 깃발아래 서 있던 그들 ‘2018년의 선택’은?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조승래 국회의원, 박정현 대전시의원, 윤원철 충남도 정무부지사,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 자료사진.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조승래 국회의원, 박정현 대전시의원, 윤원철 충남도 정무부지사,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 자료사진.

대전지역 ‘1987’의 주역들이 지역정치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역 거점대학인 충남대학교 출신 386들의 위상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집중 조명되고 있는 중이다. 지방선거 최고 정점인 시·구청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당선가능성 또한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군으로 손꼽히는 3명이 모두 충남대 출신으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과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대표적인 ‘충남대 386’으로 손꼽힌다. 허 전 청장이 철학과 85학번, 박영순 행정관이 영문과 83학번이고 이상민 의원은 이들보다 한참 선배인 법학과 76학번이다.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충남대 386’ 상당수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는 것이 중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서 의기투합한 이들이 ‘안희정 충남지사’ 탄생에 일조하면서 제도권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총선에서 금배지를 단 조승래 의원(충남대 사회학과 86), 구청장 재선 후 대전시장 도전을 선언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이 모두 안 지사와 가까운 사이다. 최근 충남도에 입성한 윤원철 정무부지사(충남대 행정학과 88) 역시 안 지사와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찌감치 대덕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박정현 대전시의원(충남대 법학과 83)은 20여년 시민운동 끝에 정치권에 입문한 케이스다. 그는 비례대표 포함 재선 시의원을 지냈고, 올 지방선거에서 대전지역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는 대덕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적 파급력으로만 보면 대전시장 선거전 못지않은 관심지역에서 ‘대전 최초의 시민운동가 출신, 여성 구청장’ 탄생을 위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중이다.

이들 386들은 대학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주로 ‘학생회’를 기반으로 활동한 전력을 갖고 있다.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영순 행정관이나 윤원철 정무부지사처럼 학생회 활동의 전면에서 조명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회와 맞서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들 386들이 50대 초·중반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정치권의 전면에 부상할 시점이 됐다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의 보좌진, 또는 지방의회 의원으로 갈고 닦았던 실력을 주도적으로 펼칠 때가 됐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이들이 ‘풀뿌리 민주주의’ 전면에 등장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충남대 386 일원으로 손꼽히는 한 인사는 “각자의 도전이 상처뿐인 영광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30년 전 그날처럼 하나의 깃발아래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시대적 소명 없이 ‘꼭 이겨야 한다’는 정치공학에 매몰된다면 후배들에게 물려줄 유산을 잃어버리게 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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