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전에서 학교폭력 예방 유관기관 합동 토론회
유관기관 전문가들, 폭력 예방책 다양한 의견 개진

설동호(가운데) 대전시교육감이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이주현 기자

19일 오후 2시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대전시교육청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 토론회’에 참석한 대전지역 각계 전문가 등 10여 명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토론에 임했다.

이날 토론회는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는 주제에 대해 각각 서로의 입장을 관찰시키는 토론의 성격보다도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평소 느꼈던 학교폭력 실태와 대안 등을 가감 없이 말하는 자리였다. 

유관기관 전문가들과 학교폭력 예방을 놓고 토론회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대전시교육청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재원 대전청소년꿈끼움센터 과장 △박승규 대전시 청년정책담당관실 주무관△권용재 대전지방경찰청 경위 △김호중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협의회 회장 △배순화 학교사랑학부모회 부회장 △차용복 해맑음센터 부장 △오선미 한예술치료교육연구소 소장 △오영일 대전시교육청 장학사 △성재현 대전시교육청 장학사 △이정윤 대전동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이성녀 대전동부교육지원청 장학사 △박은희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배철웅 대전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조윤희 대전글꽃초등학교 부장 △임헌양 대전버드내중학교 생활지도부장 △조창희 대전전자디자인고등학교 부장 등 16명이 자리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유관기관 관계자들. / 사진=이주현 기자

성재현 대전시교육청 장학사는 토론회에 앞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대전은 5년 연속 감소하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학교폭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는 유관기관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어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예방 사례를 공유해 안전한 학교 조성이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먼저 장재원 대전청소년꿈기움센터 과장은 다소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부모들이 사법 처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법원과 검찰에서 보내주는 범죄사실을 보면 소년보호 사건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게 많다”며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호하겠다는 마음이 크다 보니 학교에서 내려지는 징계 수위에 만족하지 못하고 법적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박승규 대전시 청년정책담당관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과보호하다 보니 결국은 아이들 싸움이 어른들 감정싸움으로 번진다”면서 “학교폭력 발생 시 일선 학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들을 초기에 화해 조정하는 등 조치를 하면 재심으로 넘어가는 게 줄어들 텐데, 초기 대응이 미흡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라고 지적했다.

차용복 해맑음센터 부장은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학생들을 대규모로 모아놓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뮤지컬이나 문화예술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체험형 폭력 예방교육을 하는 게 효과적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선미 한예술치료교육연구소 소장은 “오히려 이런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받아들이는 변화의 차이에 대한 문제”라며 “오히려 가해 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했을 때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해서 낙인찍히지 않고 집단에 소속감을 가지며 남은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유관기관 관계자들. / 사진=이주현 기자

배순화 학교사랑학부모회 부회장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가 중요하고, 앞서 나온 말처럼 집단교육은 크게 효과가 없다”며 “학생들과 일대일로 상담을 해도 효과가 있을까 말까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창희 대전전자디자인고등학교 부장은 “학교폭력 등과 관련된 아이들에 대해 혼내고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걸로는 해결이 안 된다”며 “원인을 봐야 하는데, 그 원인을 부모들의 인식 변화 등 교육에 중점을 맞췄으면 한다. 상대적으로 문제가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견학 등 체험형 프로그램이 복지 차원에서 좀 더 집중됐으면 한다”고 했다.

조윤희 대전글꽃초등학교 부장도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교사 입장에서 중재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다. 화해를 유도하면 어떻게든 나중에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며 “상위기관에서 중재적인 업무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현실적인 방안 마련을 제시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학교폭력 근절 및 예방을 위해 △인성교육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 강화 △안전 인프라 확충 △공정한 사안 처리 및 학교역량 강화 △피해학생 보호 치유 및 가해학생 선도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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