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 1

올갱이국

사슬처럼 엮여서, 때가 되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철에 딱 맞게, 욕정처럼 끌리는, 맛에도 넘치지 말고 평온이 있어야 한다면, 세상 저마다의 것들에겐 순리라는 의무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 뜻 하나 탱자나무가 담벼락을 대신하던 학교, 바로 옆집 감나무 밑 우물가에선, 지난 밤 잡아 온 올갱이가, 꼬물꼬물 해금 터는 단체행동에 들어갔으니, 조금만 있으면 된장과 정구지로 끓여져, 착하게도 늘 가까이 있을 것입니다.

한여름, 쑥 모깃불 옆 평상 위, 하늘에선 은하수가 쏟아지던 밤, 탱자나무 가시로 파먹던 과거의 동영상, 육고기가 흔해 빠진 지금에선 별미지만, 내겐 그 맛보다도 오순도순 했던 눈빛들이 더 강력하게 땡깁니다. 인연처럼요.

맛과 그림 2

모과

자연계는 시각보다는 후각을 최적의 시스템으로,

그러면서 각자의 코드에 자기만의 향을 입혔습니다 .

그래서 더 가까워지고

자기들에게는 유리할 것 만 같은 향도 사냥감의 힌트가 된다는

허구 아닌 실화가 있는데도,

어기지 않고 그렇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을 그리워한다면

정녕 외로운 그래서 착한 영혼,

향으로 전해지는 연기 아퀴라리아(Aquilaria) 침향도 그렇고,

못생긴 삼각근 같은 모개향도 신의 뜻에 가까이 간 것이다.

더욱더 신 근처에 온 것 그리고 온 몸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향내 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사는가?”

시와 머그컵

마추픽추(Macchu picchu)

지금도 추장이 나올듯한 南美 안데스 밀림 깊은 속

아슬아슬 구름이 노는 하늘 정원 도시는

옥수수 밭을 무수히 지나는 기차를 타고 갔다

밀봉된 과자가 고도만큼 빵빵해지고

그곳은 과거만 있는 것 같지만, 아니 잠시 비운 것

바람 도시에도 형무소가 있었다는 삶터

빈, 콘도르의 도시 푸른색 노봉(老峰, 마추픽추)도

역시 생과 사의 일부분인 흔적일 뿐, 모든 미래처럼.

원장실의 스켈레톤

220V 온풍기- 한 철 장사

지구 온난화를 무좀처럼 가볍게 생각하는 21C

점점 오리털 파카 입을 일이 없는

봄 같은 겨울

빨간 내복은 구닥다리 박물관에 밀어 넣어야겠고

따뜻한 나라産 해먹이라도 미리 구입해야겠고

업종도 철에 맞게 바꿔야 우리가 사는,

순응의 시대.

소소한 느낌들

여정

떠나지 않은 미래는 없다

등짐 같은 어둠을 지고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지만

저 언덕 너머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순진함!

하늘이 준 축복의 처방이다.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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