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교사운동, 전국 교사 1496명 설문
대전 등 전국 시‧도 교육감 직무수행 종합평점 매겨
전국 1위는 충남교육감, 대전교육감은 뒤에서 네 번째

왼쪽부터 최교진 세종교육감, 설동호 대전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 김지철 충남교육감. / 사진=디트뉴스24 DB.
왼쪽부터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 김지철 충남교육감. / 사진=디트뉴스24 DB.

교사들은 충청권 교육감들에게 어떤 점수를 줬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진보성향인 김지철 충남교육감과 김병우 충북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에게는 후한 점수를 준 반면,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에게는 다소 박한 평가를 내놨다.

이는 좋은교사운동이 지난해 7월 21일부터 30일까지 10일 간 리서치중앙을 통해 회원을 중심으로 한 현장교사 14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성적은 매우 나쁨, 약간 나쁨, 보통, 좋음, 매우 좋음 등으로 나눠 1~5점을 주고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했다. 성적은 현직 교육감의 직무수행에 대한 종합평점으로 관료주의와 권위주의, 현장교사와의 의사소통, 전시행정 등 개선 정도, 수업 및 평가혁신 지원, 학습부진 학생 지원, 학생인권 및 교권보호 등 향상도 등을 종합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의 직무 수행에 대한 종합 평점 결과.

이번 조사에서 충청권 교육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직무수행 종합평점 5점 만점 중 4.22점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전국 1위를 했다. 

이어 김병우 충북교육감(3.75점)은 전국 5위, 최교진 세종시교육감(3.72점)은 그 뒤를 따랐다. 반면 설동호 교육감이 이끄는 대전은 2.73점으로 전국 14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경북, 대구, 울산이 자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매우 잘함 40.4% △잘함 43.9% △보통 12.3% △미흡 3.5% △매우 미흡 0.0%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매우 잘함 14.3% △잘함 54.0% △보통 27.0% △미흡 1.6% △매우 미흡 3.2%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도 △매우 잘함 24.1% 잘함 37.0% △보통 27.8% △미흡 9.3% △매우 미흡 1.9%로 긍정적인 반응이 반수가 넘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의 경우 △매우 잘함 8.5% △잘함 11.9% △보통 40.7% △미흡 22.0% △매우 미흡 16.9%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현 교육감 취임 후 교육청의 관료주의 개선 체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충남(4.21점), 세종(4.07점), 충북(3.92점), 대전(2.94점) 순으로 나타났다. 충남은 ‘매우 좋아졌다’와 ‘약간 좋아졌다’가 각각 31.6%, 57.9%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대전은 ‘달라진 것이 없다’가 61.0%를 차지했다. ‘매우 좋아졌다’와 ‘약간 좋아졌다’는 각각 5.1%, 15.3%였다.

현 교육감 취임 후 교육청의 권위주의적 문화가 개선됐느냐는 물음에는 충남, 충북, 세종은 긍정적인 반응을, 대전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남(4.3점)은 △매우 좋아졌다 40.4% △약간 좋아졌다 49.1% △달라진 것이 없다 10.5%로 후한 평가를 받았다. 세종(4.02점)도 '매우 좋아졌다'와 '약간 좋아졌다'가 각각 29.6%, 46.3%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충북(3.86점)은 △매우 좋아졌다 19.0% △약간 좋아졌다 52.4% △달라진 것이 없다 25.4%였다. '약간 나빠졌다'와 '매우 나빠졌다'는 각각 1.6%로 조사됐다.

반면 대전(3.04점)은 '달라진 것이 없다'가 47.5%로 '매우 좋아졌다'(5.1%)와 '좋아졌다'(27.1%)를 합친 수치보다 높았다.

이 항목은 다른 항목에 비해 후한 점수인데, 이는 교육청 장학사들의 마인드가 변화된 지점으로 풀이된다는 게 좋은교사운동의 설명이다.

현 교육감의 교권 보호 정책에 대한 질문에서도 충남(3.56점)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점수 2.58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교사들은 종합의견에서 현 교육감의 펼친 정책 중 좋은 것과 나쁜 것, 역점을 둬야 할 것 등을 꼽았다.

대전교사들은 교사학습공동체 지원과 자기성장 평가, 놀이교육 등을 좋은 정책으로 선택했고 놀이교육 의무화와 실적위주 업무처리는 나쁘다고 생각하는 정책이라고 답했다. 역점사업에 대해서는 학교평가 폐지, 공모사업 폐지, 수업대회 폐지, 자사고 및 외고 폐지 등을 꼽았다.

충남교사들은 교사학습공동체 지원과 업무 경감, 소통 등을 좋은 정책이라고 답했다. 나쁜 정책으로는 과도한 민주시민교육과 여전한 공문량을 지적했다. 역점사업에 대해서는 학교의 비민주적 의사 결정과정 개혁과 교권 보호, 수업 중심 교육정책 등을 강조했다.

충북교사들은 행복씨앗학교 추진과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좋은 정책으로 꼽았다. 교권 보호 소홀과 여전한 업무량, 인사정책 등은 나쁜 정책이라고 답했다. 또 보여주기보다 기본 교육과정에 충실, 교권 보호, 민주적 리더십 세우기 등을 역점사업에 넣었다.

세종교사들의 경우 현장과의 소통과 공문 축소, 학교혁신 등을 좋은 정책으로 선택했다. 반면 전문적 학습공동체 변질과 편향적 인사정책, 학습도우미의 일괄적 배치(학교자율운용 필요) 등은 나쁜 정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역점사업에는 교권 보호와 행정업무 경감, 인사혁신 등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관료주의와 권위주위 문화 개선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학습부진 정책 지원 부족, 현장교사와의 소통 부족, 다수 공모사업 운영에 따른 학교행정 업무과다 등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된다. 

좋은교사운동 관계자는 "올해 교육감 선거가 있는 만큼 선거에 재도전할 교육감이나 출마를 선언한 교육감 후보들은 현장교사의 평가와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어떤 공약을 제시할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8년 기독 교사 연합 단체로 문을 연 좋은교사운동은 현재 13개 회원 단체를 두고 있으며 4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