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 1

과메기

꼬리반도에서의 유행이

마음만 먹으면 금지된 곳까지 간다.

좋다면 독감처럼 하루아침에 퍼지는 요즘 세상

달리지 않는 것들이 어디 있더냐?

그런데 너같이 영양가 있게,

너같이 더 풍부해져서,

너같이 다시 태어난다면

우린 모두

그 길을 택해야만 하지 않겠는가?

맛과 그림 2

고욤

짧은 인사말,

이해관계가 없듯 던져 주었다.

실패라고는 말할 수 없는

찬 서리 맞은 흰색,

떫은 감정에게 던져 주었다.

또 희망을 찾듯

몇 퍼센트 안 되는 단맛을 찾듯,

시체의 뼈를 갉아먹는 초원의 기린에게 던져 주었다.

그러므로 잊혀지지 않도록...

시와 머그컵

Blue note*

대대(代代)로 박혀져 있는

저 끈적끈적한 감수성

느리게, 끊어지지 않으며

더 높은 곳이 없을 듯이

때론 아이 재우듯 조용하게 이어가는 리듬들 사이에...

누구를 탓하지도 못한 채 상처로 남았다가

그 사이가 이젠 자신이 되어버린 것을 받아들였다는 듯이

어느 곳에선 길게 토해내지 못해 더 애절한

잠시 같은 절규의 폭발

어느 곳에선 또 핏방울이 설만큼 쏟아 붓는 원한과 바꾸지 못할 태생의

비굴함까지

어느 순간엔 숨이 멈출 때까지 터지도록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지 싶으면 합쳐서 진통제 같은 “Ha” 소리도 질러보고

어두워서 더 어울리는 조명아래 무척이나 튀는 드럼보단,

더 크면서 아버지 같은 더블베이스의 비스듬한 기울어짐의 존재는

간 맞추는 담백

네가 있어 더 외롭지 않았던 거야

오늘은 너무 흥에 겨운 멘허튼의 밤,

슬프지(not blue) 않았던 뉴욕의 재즈.

*131W. 3rd St New York, NY 10012, 뉴욕의 재즈 클럽.

원장실의 스켈레톤

가습기- 춤판

복사-이류-활승-증기-전선안개는

기온 역전현상

습기가 필요한 메마른

생(生)들과

함께

연기하는 霧舞판.

소소한 느낌들

무브먼트

운동이 필요하다

멈추면 가는 것이다

그것이 원칙이다

핸드폰 바탕화면을 안개가 걸어가는 마추픽추로

바꾸어 달았더니 달콤한 현기증이 올라왔다

그 속에는 21C를 달리는 소식들이

주인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스트레스만 일으키는 뉴스들과

인연도 아니게 가볍게 스쳐가는

연예계 소식처럼 거식증에 걸린 듯

삼키기만 하는 세상

운동이 필요하다

그것이 멈추면 멘탈비만이 된다

겨울 내내 게으름 피우던 몸을 끌고 가

달렸더니 근육마다 알이 알알이 배겼다

그 알들은 언젠가는 깨져야만 뜻이 이루어 질 것이다

나는 거꾸로 역치를 넘기기 위해 매일 발버둥친다

세로토닌의 필요성도 무효하다

홈쇼핑에서 운동도 판매한다

요즘은 건강하게 살기 위해 꼭 하나 정도는

이번 기회에 구입해야 한다고 목청을 세운다

촉촉이 젖어 있는 나무들까지 청교도처럼

단순한 성공을 위해 정신없이 몰입한다

전무후무하다는 말은 탐욕스런 인간들만이

인간들에게만 제한되는 단어다

그들에게도 운동은 필요하다

그것은 자기 분수를 빨리 아는 것이기도 하다

즉, 적당히 까불어야지 과하면 심장이

공격받을 수도 있다

기억이라는 것도 운동이다


송선헌.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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