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허태정·박영순 모두 경쟁력 있다”
“최선의 후보 낼, 최적 방안 고심 중이다”
“시장 불출마 의지는 확고, 국회의장 도전 도와 달라”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서구갑, 5선). 자료사진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서구갑, 5선). 자료사진

대전시장 선거전에서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좌장격인 박병석 의원(서구갑, 5선)이 박 선임행정관을 후보군에 포함시킨 뒤 “이상민, 허태정, 박영순 세 사람 중에 최적의 후보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박병석 의원은 2일 저녁 대전지역 정치부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박영순 선임행정관의 출마가능성을 거론하며 “본인이 아직 최종결정을 못했지만, 깊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달 중으로는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선임행정관의 출마가능성은 줄곧 제기돼 왔지만, 본인의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던 데다 시장 후보로 나서는 듯 하다가 결국 대덕구청장에 도전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박병석 의원은 이 같은 기자들의 지적에 “단정짓지 말라”며 “박영순 선임행정관이 선거에 몇 번 떨어진 것은 아픈 일이겠지만, 두 번의 진보정권에서 청와대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박병석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틀 전(31일) 박범계 시당위원장의 발언과 사뭇 다른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범계 시당 위원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영순 선임행정관의 출마가능성에 대해 그리 무게를 싣지 않았다.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자료사진.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박영순 선임행정관과 만나서 의견을 들었다”는 박병석 의원과 달리 박범계 의원은 “만난 적이 없고,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기자간담회가 끝나면 곧바로 (박영순 선임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출마의사를) 물어보겠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당시 박범계 위원장은 “조정은 정치의 본질”이라며 “이상민·허태정의 빅딜설을 그리 부정적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발언은 박범계 위원장이 두 후보의 단일화를 중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그런데 민주당 맏형격인 박병석 의원이 ‘박영순의 존재’를 거론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시당위원장 중심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지역 좌장 중심의 논의로 옮아가게 된 셈이다.

물론 박병석 의원이 박영순 선임행정관에게 힘을 싣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이상민 의원과 허태정 유성구청장에 대해서도 “모두 경쟁력 있는 후보”라며 각자의 장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상민 의원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몸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루즈벨트 대통령도 휠체어를 타고 미국의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않았냐”며 “4선에 법사위원장까지 훌륭하게 수행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어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구청장을 하다가 바로 시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비중의 문제가 거론되는데, 무엇이 문제될 게 있겠느냐”며 “구청장직을 잘 수행했고, 젊고 열정적이라는 강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대전시장 후보 선정을 위해 후보간 합의를 모색할 것인지, 경선을 치를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박병석 의원은 “박범계, 조승래 의원을 만나 (후보 선출방식에 대해) 조금 이야기했다”며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최적의 후보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불출마 입장엔 변함이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의회주의자’라는 신념에 변함이 없고, 대전의 미래를 위해 국회에서 할 일이 더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히려 박 의원은 지역 언론과 시민들에게 국회의장직 도전에 힘을 보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국회의장 도전이 절대 녹록치 않은 일이다. 나보다 다선의원이 3명이나 더 있다”며 “다만, 여야 협치와 협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그 역할을 누구보다 잘 해온 박병석이 더 강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역 민심의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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