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통합 찬성파‧반대파 감정싸움에 ‘분당’ 국면
바른, 남경필‧박인숙 등 탈당에 당세 약화 ‘가속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당내 파열음과 이탈 등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통합 추진에 애를 먹고 있는 양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홈페이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당내 파열음과 이탈 등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통합 추진에 애를 먹고 있는 양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홈페이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열차가 ‘산으로’ 가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극단으로 갈라져 있는 상태에서 운전키를 잡은 안철수 대표가 선로(정당 규칙)까지 바꿔가며 통합을 향해 ‘직진’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남경필 경기지사의 자유한국당 복당에 이어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이 탈당을 선언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까지 탈당 가능성이 나오면서 통합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양당이 통합을 하더라도 ‘상처뿐인 통합’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안철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에서 "지금까지 한국 정치에서 동서화합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이 이뤄진다면 한국 정당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일’에 비유하며 “우리 통일을 한 단계 앞당길 수 있는, 먼저 필요한 단계를 밟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통일을 해야 한다면서 동서화합도 못하면 그게 어떤 필요성이 있느냐"고 역설했다.

앞서 통합 찬성파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어 다음 달 4일 '전당대회 소집의 건' 안건을 의결했다. 전대에 참여할 대표 당원 500명을 새로 추천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통합반대파는 '제2의 유신쿠데타'라고 강력 반발했으나 찬성파는 이를 밀어붙였다.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대 안건 통과를 위해 대표당원 500명을 추가 임명키로 한 것에 대해 “박정희-전두환의 독재정치를 안 대표가 세습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안 대표를 비롯한 친안(친 안철수)계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 반대파가 해당(害黨)행위를 하고 있다고 성토하며 박 전 대표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처럼 통합파와 반대파의 감정싸움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내달 전대에서 양측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당의 해산 절차를 밟아 각자의 길을 가자는 '합의이혼'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은 ‘거물급’ 인사들의 이탈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먼저 남경필 지사가 15일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이어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도 16일 오후 바른정당 탈당 및 한국당 복당을 선언하며 통합에 가시밭길이 놓였다. 박 의원 탈당으로 바른정당의 원내 의석수는 9석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마저 탈당설이 나오면서 유승민 대표는 ‘집토끼 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분당으로 치닫는 국민의당 내분과 한국당 이탈로 세(勢) 약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바른정당이 온전히 ‘통합’이란 종착역에 다다를 수 있을지 여론과 정가의 시선은 여전히 ‘의문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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