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힐링에세이] 흔들리며 피는 꽃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박경은의 힐링에세이] 흔들리며 피는 꽃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 박경은
  • 승인 2018.01.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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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5살 딸과 6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산후조리 중인 맘이다. 최근 들어 딸 아이가 새벽에 깜짝 놀래면서 울기도 하고, 무섭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다. 아들의 영향으로 혹시 퇴행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도 해보기도 했다. 혹시 자신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산후 조리 중에 계신 어머니와 함께 딸 또한 나름 앓이를 하고 있는 듯하다. 딸의 경우를 보면, 자신의 욕구 충족에 대한 불만족과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방해를 받고 있다는 심리기제를 살펴 볼 수 있겠다.

1940년대 형태주의 심리학 이론을 기반으로 프리츠 펄스(Fritz S. Perls)와 그의 아내 로라 펄즈(Laura P. Perls)에 의해 창시된 게슈탈트 상담에서 인간은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며 자신의 정체감을 형성해 간다고 보았다. 그렇게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자기(self)를 실현해 나간다고 한다. 자기 조절 능력은 유아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과 동시에 유아와 돌보는 사람(양육자) 사이의 관계에 따라 그 기술이 발달되거나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기체적 자기 조절은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것을 경험하게 해준다. 펄스는 인간의 정신적이고 정서적인 배고픔을 해소하는 과정이 물질적 소화과정과 같이 인간에게 수용되고 충분한 시간 동안 음미되고 소중한 것으로 체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인간을 보다 사회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한 뇌신경세포를 발달시키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요네야마 기미히로의 저서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뇌 탐험 지도』에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생활은 위험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과도한 스트레스는 뇌건강을 망치게 된다. 반대로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상태도 뇌를 녹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뇌를 녹슬지 않게 하는 방청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인이자 교수인 핸리 반 다이크의 말이다. ‘노래만 잘하는 새들만 모인 숲은 적막함을 넘어 전쟁터 같을 것이다. 각자의 잘난 재능을 뿜어 뽐내다보니, 치열할 것이다. 노래를 못하는 새들도 나름의 몫이 있기에 숲은 적막하지 않는 법이다. 숲에 있는 나무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숲은 아름답지 않는 나무가 지킨다.’란 말을 했다. 모든 나무가 아름답다면 사람들이 다 뽑아 갔을 것이다. 요즘 유머로, ‘산은 못 생긴 나무가 지킨다’라는 말까지 생겼다. 삶의 주축은 관심을 받지 않는 곳에 존재 한다 라는 의미와 각 자의 역할과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그 어떤 것이든 아픔은 동일하게 존재 한다 라는 것이다. 단지 받아들이는 깊이가 다르고, 대처 방안이 다를 뿐이다.

노래를 못하는 새나, 아름답지 않는 나무나 각자의 몫이 있는 법이다. 그 자체로써의 존귀함이 있는 법이다. 삶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누구나 나름의 몫이 있다.
나름의 몫에서 모두가 행복과 기쁨이 넘치는 몫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 우리의 인생이다. 즉 피할 수 없는 자기 몫이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심장전문의 로버트 엘리엇의 저서『스트레스에서 건강으로』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이 나온다. 자신에게 찾아오는 심리적 소외감, 절망감, 상실감, 배신감, 억울함, 고독감, 불면증, 우울, 불안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주는 감정들은 다양하면서도 많다.
대체로 긍정의 감정들은 고민하거나 번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신을 괴롭히고, 통제하기 힘든 감정들은 살면서 아프지 않는 것은 없다. 무엇인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하게 된다.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도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로, 마지막 성충이가 된다. 어느 것도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삶은 즐거움도 많지만, 고난도 있게 마련이다.  ‘고난이 축복이다’란 말도 있다. 결론은 ‘결국 인생은 아프다’ 이다. 동전의 양면의 생각하시면 이해하기가 편할 듯 하다.

아픔을 넘어 아우성이라고 표현하면 더 가까울 듯 하다. 유치환시인의 ‘깃발’이란 시 내용 중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란 단어를 보고 우리 삶도 그렇다고 느껴보시면 어떨까 한다. 또 도종환시인의 ‘흔들리며 피는꽃’이란 시를 보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자신의 몫을 생각하게 된다.

가끔은 견디기 힘들고 온통 먹구름만 있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이 길어질 때, 때로는 글귀 하나, 시 구절 하나가 먹구름을 맑게 바꿔주는 마술사 역할도 한다.
살다보니 별 거 아닌 것에도 일렁거리는 자신을 볼 수 있다. 어깨를 토닥토닥하면서,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다들 흔들리고 있잖아’라고 말해 주는 느낌에 다시 힘을 얻어 보면서 살아가는 날들도 있다.

“아플 만큼만 아파합시다. 그것 또한 축복입니다. 자기만의 감당할 아픔이 있습니다. 그 만큼만 아파하고 나머지는 즐기면서 가는 것도 자신의 선택선 상에 있습니다.”
치유 강의를 할 때 했던 말이 스스로를 울리기도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몫이 있으니 딱 그 몫만 아플 뿐이다. 아픔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왔으면 한다. 중요한 건 그 만큼의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것임을 기억하면 좋다.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내면에 있다라는 것이다.

30년 이상 트라우마에 대해 연구한 베셀 반 데어 콜크의 저서 『몸은 기억한다』의 내용 중에 자기 통제 기술을 습득하는 수준은 생애 초기에 양육자와 얼마나 조화롭게 상호 작용했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한다고 했다. 영유아들은 엄마가 자신에게 충분히 몰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채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결국 애착관계와 관련이 되어 있다.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 상황 속에 노출되어 있다면, 따뜻한 사랑으로 안아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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