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들 “현실 망각한 행정” 질타
시민단체 "연수계획 투명하게 공개하라" 요구

대전 동구청.
대전 동구청.

대전 동구가 올해 직원 해외연수 지원예산을 대폭 올리면서 구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부채가 158억여 원에 이르는 등 대전시 5개 구 중 유일하게 빚을 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해외연수비를 대폭 증액한 것은 현실을 망각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동구는 지난 연말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직원 해외연수(배낭여행)지원에 8000만 원을 책정했다. 전년도 관련 분야 예산은 3000만 원에 불과했다. 올해 직원 해외연수 예산을 3배 가까이 증액한 셈이다.

주민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는 구정을 위해 선진 모델을 배우러 간다는 취지지만, 외유성 여행이라는 주민 인식이 더욱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대전 동구 가오동에 사는 김 모 씨는 “동구청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부채가 많이 생긴 것을 알고 있다”라며 “하루 빨리 빚을 청산하는 것이 앞으로의 행정을 위해 도움이 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해외 여행비를 증액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김 씨는 이어 “어차피 부채도 국민들이 세금으로 갚아야하는데 여기에 공무원들 해외여행비까지, 경기가 좋지 않아 힘들어하는 구민들을 생각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동구의 공무해외연수비 증액에 대해 지역시민단체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상기 팀장은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동구는 해외연수 인원과 비용, 목적 등 계획을 투명하게 밝히고, 연수결과를 구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들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구민들의 불신이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러 비판 목소리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부채로 인해 직원 해외연수비가 없었다”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작년부터 해외연수비를 책정했지만 지원금액이 적어 공무원들의 자부담액이 많아 증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대전 5개구는 해외연수지원금 명목으로 동구 8000만원, 중구 8200만원, 대덕구 9600만원, 서구 1억 1200만원, 유성구 6500만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문제는 동구 재정상황이 가장 열악하다는 점. 나머지 구는 부채가 전혀 없지만, 동구는 158억여 원의 부채가 남아 있다.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제공.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제공.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