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서구을).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대전 서구을).

"박범계, 요번에 나온다?"

"글쎄... 나오는 것같기도 하고 안나오는 것같기도 하고.. 모르지 뭐 사람 마음이 어떨지.."

요즘 대전의 술자리에 자주 등장하는 안주거리 주제다.

박범계 의원 자신도 많이 고민하는 듯하다. <디트뉴스>와 대화에서도 보듯 "태산같은 무거움을 느낀다"는 심중을 말하면서도, 무슨 관련성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평창올림픽 개막 이전엔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2월 13일이 시장 예비후보등록 개시일이고 9일이 올림픽 개막일이다. 비슷한 시점인데 입장발표 시점을 올림픽과 연관시키는 걸 보면, 역시 중앙정치인이다.

지역언론 등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박범계의원의 인기는 높다. 예상경쟁후보를 압도한다.

"대전시장후보로 거론되는 다음의 인물중, 누가 대전시장후보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박범계의원을 가장 많이 고른다.

연말 <디트뉴스>를 포함한 몇몇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는 비슷했다. 올해 대전시장 선거전의 핵심 키워드는 ‘박범계’라는 얘기도 들린다.

박범계 의원에겐 매우 고무적이고 기분좋은 일이다. 사람 마음은 잘 모른다 하지만, 기분이 좋기에 더욱 고민이 클 것이다.

'태산같은 무거움'이라 표현할 만하겠다. 선택해야 할 문제를 여러 개, 수없이 고민해야 한다. 나라에 대한 생각, 대전에 대한 생각, 정치에 대한 생각,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 당에 대한 생각, 지지자에 대한 생각 등 온갖 고민이 클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해본다고 가정해보자. 대전유권자에게, 충성스런 지지자에게, 무엇보다 본인 자신에게.
 
문제1. 박범계의원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으로 일했고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적 동반자인 소위 대표적인 "친문"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집권여당에서도 최고위원을 역임하는 등 중앙정계의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런 박범계 의원이 지방선거에 대전시장으로 출마해 대전을 위해 큰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계속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국회나 당 등 중앙정치에서 큰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제2. 박범계 의원은 판사출신으로 청와대와 국회 의정활동에서도 대한민국 법치주의 확립을 위해 일관성 있게 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범계 의원이 이런 자신의 자산을 살려 기회가 된다면 법무부 장관 등 더 큰 위상에서 일하는 것이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자신을 정치적으로 키워 준 대전에서 대전시장의 위상으로 일하는 것이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제3. 박범계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으로 나이가 54세입니다. 한참 일할 나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는 그가 왕성한 기개로 대전에 내려와 이제 대전발전을 위해 힘을 쏟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나이를 봤을 때 대전을 위해 힘을 쏟는 것은 다음에도 충분하고 당분간 중앙정치에 힘을 쏟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제4. 정부는 적폐청산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대전시민을 포함한 국민들도 적폐청산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범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적폐청산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범계 의원이 앞으로도 적폐청산 과업의 주역으로 중앙무대에서 크게 활동하며 적폐청산을 자신의 브랜드화하는 것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정부가 지역균등발전을 강조하고 이제는 지역 적폐도 청산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전시장이 되어 대전을 위해 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제5. 이런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박범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으로 출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중앙무대에 남아 국회의원 또는 더 이상의 위상에서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강영환 전 총리실 공보비서
강영환 전 총리실 공보비서

대답은 독자분들 각자에 맡긴다. 답하기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필자가 만약 박범계 의원이라면 답은 어렵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성공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선 대의명분, 노선, 세력 삼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적폐청산과 개혁의 코드로 맞춘 삼박자의 힘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운명인지, 현재까진 그 삼박자 율동에 잘 조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자신이 판단할 문제다. 태산같은 무거움일 수 있지만, 그 무거움은 결국 본인 스스로 깨야 한다. 굳이 평창올림픽개막까지 그 무거움을 짊어질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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