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여론조사⓵] 대전, 진보시장-진보교육감 우세

오는 6월 치러질 대전시장 선거에서 ‘박범계-박성효’ 양박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민들이 진보진영 후보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보수진영 후보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을 가장 적합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트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대전시민 8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차기 대전시장 선거에서 진보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진보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가 45.1%인 반면, 보수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24.4%에 불과했다. 무려 20.7%p 격차로 대전지역 역대선거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진보로 기울어진 대전의 운동장

이 같은 인식은 정당지지율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48.4%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1.6%에 그쳤다. 2배 이상의 격차다. 통합논의가 무르익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율은 각각 6.0%와 5.0%에 그쳤으며 정의당(3.1%)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로서는 진보진영,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디트뉴스>는 이번 조사에서 대전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다양한 인사들을 모두 한 운동장에 몰아넣고 후보적합도를 묻는 단편적 조사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 개인에 대해 맹목적 지지를 보내기 보다는 자신의 정치성향에 부합하는 그룹 내에서 대표선수를 가려내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장 진보진영 후보적합도, 사진은 왼쪽 윗줄부터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염홍철 전 대전시장,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허태정 유성구청장.
대전시장 보수진영 후보적합도. 사진은 왼쪽 윗줄부터 남충희 바른정당 대전시당위원장, 박성효 전 대전시장, 정용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육동일 충남대 교수, 이장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한현택 동구청장.

진보진영 ‘박범계 독주에 염홍철 변수 확인’

그렇다면 시민들은 누구를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인식하고 있을까. 촛불정국과 장미대선을 거치면서 적폐청산의 대표주자로 인지도를 끌어올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독보적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후보적합도 면에서 박 의원이 34.6%로 단연 1위를 기록했으며,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16.6%로 박 의원과 함께 유일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허태정 유성구청장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각각 7.4%와 7.3%로 근사치를 나타냈고, 김윤기 정의당 시당위원장이 5.2%로 조사됐다.

보수진영 ‘박성효 앞섰지만 아직 부동층 우세’ 

보수진영 대표주자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적합하다는 응답자가 21.7%로 가장 높게 나왔다. 나머지 후보 사이에서는 큰 우열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남충희 바른정당 시당위원장이 7.3%, 한현택 현 동구청장이 7.0%, 정용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6.5%, 육동일 충남대 교수 5.9%, 이장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3.9% 순서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보는 부동층이 무려 33.9%나 나왔다는 점이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아직 대표선수를 정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민들은 대전교육감 선거전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깜깜이’에 따른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시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진보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가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실제 후보적합도 조사에서는 진보후보를 지목하지 못하는 모순을 드러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진보성향의 대전시교육감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후보적합도에서 보수성향의 설동호 현 대전시교육감을 선호하는 모순을 나타냈다.

 

 

‘누가 진보교육감이야?’ 유권자 대혼란

 

먼저 시민들은 대전교육감 선거에서 어떤 성향의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45.7%가 진보성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보수성향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는 25.6%에 그쳤으며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22.6% 나왔다.

문제는 진보성향 후보로 손꼽히는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6.6%), 승광은 전교조 전 대전지부장(9.1%), 최한성 대덕대 교수(4.3%) 등 세 교육감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산해도, 보수성향의 설동호 현 대전시교육감 지지율 30.2%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이다. 응답자들이 ‘적합한 인물이 없다(17.2%)’거나 ‘잘 모르겠다(32.6%)’ 등의 유보적 반응을 다수 나타내고 있다. 진보 후보를 지지하지만 누가 진보 후보인지를 잘 모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진보교육감 후보단일화 등 변수에 따라 교육감 선거전 양상이 크게 출렁일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지하철 선호’

<디트뉴스>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대전의 핵심 논란 중 하나인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도 알아봤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데다 이 문제가 차기 대전시장 선거전의 핵심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정 건설방식의 실현가능성과 행정의 의지 등을 철저하게 배제한 상태에서, 시민들은 지하철 방식(46.1%)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면전철 트램방식(19.9%), 지상고가 방식(16.9%)을 차순위로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한 각종 ‘교차분석’ 결과는 훨씬 더 값진 의미를 담고 있다. 대전시장 후보군에 대한 5개 자치구별 지지율,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중도확장 가능성,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을 전제로 한 보수지형의 변화, 자신의 지역구에서 가장 많이 외면 받는 시장후보군, 교육감선거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적 모순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디트뉴스>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차분석’ 결과를 3~4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 방식은 대전시 5개 구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세 이상 남여 809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무작위 추출방식과 대전시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 ARS 조사를 5대 5비율로 혼용했다. 조사는 2017년 12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됐으며 지난 11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해 결과를 도출했다. 응답률은 2.6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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