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기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 '말 바꾸기'의 진수
윤석우 충남도의회 의장의 언행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지난 26일 열린 도의회 의정결산 기자회견자리에서다.
윤 의장은 자유한국당 탈당여부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예전에) 그런 기사를 낸 기자가 확대해석 한 것”이라며 기자 탓(?)을 하더니 “사람일은 모른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니냐”며 탈당에 대한 여지를 또 남겨뒀다.
이런 모호한 입장표명은 지난 15일 도의회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와 이날 송년 기자회견까지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벌써 두 번째다.
탈당 여부와 관련해 직접 윤 의장과 통화한 기자는 물론, 윤 의장이 주최한 오찬 기자간담회 자리에 함께 했던 다른 기자들까지 민망해진 순간이었다.
윤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를 비롯해 지난 6일 오찬 자리에서도 탈당과 관련해 오시덕 현 공주시장과의 경선룰 불공정성을 토로하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의 접촉 등 수 많은 이야기를 본인 입으로 전했다. 탈당을 기정사실화하고, 더불어민주당 입당 뒤 경선문제까지 거론하던 그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에서 비난 성명이 나오고, 더불어민주당 공주시 당원들이 윤 의장 입당을 반대하는 집단움직임까지 보이자 그의 태도가 돌변했다. 윤 의장은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진의가 아니다", "기자가 확대 해석했다", "밤늦게 전화가 와서 그냥 끊어버렸다" 등의 남 탓(?)만 되풀이하고 있다.
탈당과 관련해 그의 이야기를 직접 전해들은 기자들이 바로 눈 앞에 앉아있는데도, 그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기자가 소설을 썼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정치인으로 정직하지 못한 태도일 뿐만 아니라, 공적 존재인 언론에 대한 예의도 전혀 갖추지 못한 모습이다. 윤 의장이 정치적 상황변화에 따라 말을 바꿀수는 있겠지만,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타인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대화할 때는 반드시 녹취해라. 그들은 한 번 내 뱉은 말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경우가 있다. 기레기가 되고 싶지 않거든 일단 녹취 버튼 먼저 누르고 대화해라."
정치부 취재 경력이 많은 선배 기자의 조언이 새삼 고마운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