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제라드 호잉 영입과 나비효과 내야 백업 성장

한화이글스는 지난 19일, 일본으로 떠난 거포 로사리오의 빈자리를 메울 외국인 선수의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제라드 호잉이었다. 제라드 호잉은 먼저 선택한 외국인 두 투수와 마찬가지로 20대 후반의 젊은 선수로 7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역시나 저렴(?)한 몸값에 영입을 한 것이다. 추신수의 동료로도 알려진 외야수 제라드 호잉에게 한화이글스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2년 간 로사리오가 기록한 장타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로사리오가 해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제라드 호잉의 나비효과

제라드 호잉은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이다. 여기에 빠른 발로 넓은 수비 범위와 주루 능력을 갖고 있다. 굳이 얘기하자면, 한화이글스의 효자 외국인 타자 데이비스, 피에와 비슷한 스타일로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지난 2년 간 활약한 로사리오처럼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20개 안팎의 홈런과 수비, 주루에서만큼은 로사리오가 해주지 못한 능력들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호잉의 영입으로 이성열, 최진행, 김회성 등의 거포들의 포지션이 정리가 되는 효과까지 발생하면서 오히려 타선의 파괴력이 더 향상될 여지가 만들어졌다.

물론 한용덕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이용규가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면 이용규 중견수, 호잉은 우익수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좌익수 한 자리를 놓고 최진행, 이성열, 양성우, 백창수 등이 경쟁을 해야 된다. 하지만 로사리오가 일본으로 떠났기 때문에 김태균과 1루, 지명타자를 플래툰으로 맡아야 할 선수가 필요하다. 즉, 호잉의 영입으로 지난 두 시즌 동안은 볼 수 없었던 이성열, 최진행의 동시 출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 선수가 좌익수로, 한 선수는 1루 또는 지명타자로 출장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해 주전급으로 뛰었던 양성우가 이동훈, 강상원과 백업으로 출장을 하게 되면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더욱 단단해지게 된다. 또한, LG에서 영입한 우타 백창수까지 가담이 된다면 제라드 호잉의 영입은 한화이글스의 외야 수비 뿐 아니라 전체적인 타선의 힘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용규의 부활과 제라드 호잉의 빠른 적응 그리고 이성열, 최진행의 2017시즌 후반기의 재림이다. 이렇게 되면 한화이글스의 외야진은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게 된다.

내야의 백업 성장

정근우의 계약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이글스의 내야 구상은 멈춰진 상태이다. 정근우는 2018년 한국 나이로 37살이 되지만 아직까지는 후배들이 밀어낼만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진 않았다. 즉, KBO 역대급 2루수인 정근우의 존재는 한화이글스의 내년 뿐 아니라 향후 후배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한화이글스는 정근우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적당한 수준의 계약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겠다.

정근우가 재계약을 이뤄낸다면 정근우, 하주석의 키스톤 콤비는 강력하다. 여기에 송광민이 지키는 핫코너 또한 아쉬움은 있지만 건재하다. 1루는 김태균과 이성열 또는 최진행이 번갈아 지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김회성이 1루와 3루를 오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키스톤과 3루를 커버할 수 있는 백업의 존재이다. 우선, 지난 후반기 대활약을 보여주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오선진이 있다. 하지만 꾸준함과 함께 더 성장을 해줘야 한다. 오선진이  내년 시즌 초반 좋은 컨디션을 이어줄 수 있다면 정근우의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정근우의 휴식은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풀시즌 주전 유격수 경험이 있는 강경학의 각성과 올시즌 후반기에 수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정경운의 성장은 한용덕 감독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카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이 선수들도 주전과의 격차 줄이기가 관건이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에는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알을 깨고 선배들을 실력으로 밀어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한용덕 감독이 리빌딩의 기조 아래 많은 기회를 줄 것이다. 하지만 준비된 자만이 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또한 스스로 갖춰야 할 것이다. 한화이글스 젊은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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