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괄의 신비한 산야초] 살균효과 지루성 피부염 소염 항균작용 효과

송진괄 대전시중구청 평생학습센터 강사.
늘 건강 때문에 우울한 친구를 불러내어 맑은 공기나 마시러 가자고 가볍게 길을 나섰다.  작은 산자락의 능선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되니 친구가 잘 걷지를 못한다. 쉬엄쉬엄 가자며 바위에 걸터앉아 가을을 만끽한다. 넘어진 겸에 쉬어간다고 사진기를 꺼내 주변 나무와 풀들을 담아본다.  

꽃들은 자취를 감추고 푸른빛은 누렇게 물기가 빠져 시들어간다. 친구와 허허거리며 급할 것 없는 시간을 즐긴다. 가을빛이 꼭 우리 모습이라며 윤기 없는 얼굴과 까칠한 피부색을 마른 풀에 견주어 본다. 

길옆에 산초나무가 키재기를 하자는 듯 눈높이에 맞춘 열매가 눈에 띈다. 내 키보다 약간 크거나 작은 산초나무가 나무끝자락에 열매를 옹기종기 달고 까뭇까뭇한 속씨를 내보이고 있다. 오가다 마주치면 그 향기가 좋아 이파리를 따서 코에 비벼보는 나무다.  

이 나무는 해거리를 하는지 올해엔 가지 끝에 달린 열매가 부실하다. 몇 가지 꺾어 방에 두면 향긋한 냄새가 아주 매력적이다.  

산초나무는 운향과(芸香科)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분지나무, 분디나무라고도 불린다. 키는 3m 정도이고 줄기와 가지에는 가시가 서로 어긋난다. 잎은 잔잎으로 이루어진 겹잎으로 향기가 나며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연한 녹색으로 여름에 가지 끝에서 산방(繖房)꽃차례로 무리 지어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따로따로 핀다. 열매는 초록빛이 도는 갈색이나 익으면 벌어져 검은색 씨들이 밖으로 나온다. 이 검은 씨앗을 산초(山椒)라고 부른다. 

이 산초나무와 사촌(四寸)지간인 초피나무가 있어 혼동하기 쉽다. 초피나무는 5월에 꽃을 피우는데 산초는 7~8월에 꽃을 피우며, 열매도 초피나무는 붉은색이 강하고 산초는 갈색이다. 이 두 나무는 모두 어린잎과 열매껍질을 말려 빻은 가루로 매운탕 추어탕에 넣는 향신료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 지방에서는 산초를 이용하고 초피열매는 중부 이남지방에서 주로 사용한다.  

한방에서는 산초나무의 성숙한 열매껍질(果皮)을 약용한다. 이 약재는 촉초(蜀椒)라는 생약으로 구충(驅蟲)작용과 각종 세균억제효과가 있다. 그러한 살균효과가 있어서 지루성 피부염에 소염, 항균작용을 하는 것이다. 초피나무의 열매껍질도 산초나무와 같은 효능이 있어 함께 약재로 이용된다. 

민간요법으로 유선염과 종기, 타박상에 열매나 나무껍질, 잎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밀가루와 초(醋)로 반죽하여 바르면 낫고, 치질에는 산초의 어느 부분이든지 달인 물로 씻으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잎은 식욕 촉진의 효과가 있어서 봄에 새 잎을 국에 넣어 먹기도 하며, 씨는 비린내 제거의 효과가 있어서 가루 내어 민물고기국의 향미료로 썼다.   

산초나무는 가을이면 검은 구슬 옷을 입은 마술사가 되어 야릇한 향기를 풍긴다. 물론 그 잎도 한 여름 무성할 때에 향이 강하다.  

멀리 쪽빛 대청호반이 내려다 뵌다. 단풍색이 넓어지는 풍경과 물색이 어우러져 우리의 넋을 빼놓고 있다. 치열했던 여름색이 이렇게 바뀌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있는 것이다. 고주배기에 걸터앉아 저 모습이 우리라며 동무와 한담(閑談)을 한다. 퇴임하고 고향에 내려온 친구는 이곳을 그렇게도 좋아한다. 산초열매를 코에 대고 향기에 젖는다. 산세에 묻혀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이 시간이 마냥 즐겁다.
산초나무는 운향과(芸香科)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분지나무, 분디나무라고도 불린다. 키는 3m 정도이고 줄기와 가지에는 가시가 서로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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