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최대 호텔인 ‘리베라호텔 유성’이 노사 갈등 속에 폐업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 호텔의 운영권자인 신안레저그룹은 지난달 22일 사업장 폐쇄 공고문을 게재하고, 이 사실을 회원권 소유자들에게도 알렸다. 140여 명 노동자들에게는 해고를 통보한 상태다. 호텔이 정말 문을 닫게 되면 유성 지역 상권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호텔리베라 노조는 18일 신안그룹 본사로 올라가 노동자 생존권을 위기로 모는 폐업을 중단하고 대안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역 상인들과 시민 사회단체들도 대전시와 유성구에 리베라호텔 사태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에 유성구는 허태정 청장 주재로 관내 기관 단체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리베라 폐업사태와 관련한 지역상생발전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노사협의체 구성을 통한 회사정상화 방안 마련, 지역 상생방안 제시와 주민설명회 개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 등 경영정상화 이행 촉구문에 서명, 신안그룹에 전달했다. 이에 비해 대전시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가 신안그룹 측과 접견은 했으나 소득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4~2006년 파업 당시 대전시가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과는 다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호텔 노조 측은 “유성구와 다르게 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시는 리베라호텔 문제는 사적 영역이어서 관의 개입이 어렵다는 이유를 댄다고 한다. 기업이라는 사적 영역에 대한 관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냥 손 놓고 있어야 한다면 대전시의 존재할 이유가 무엇인가? 대전시 논리대로라면 노사 문제에 정부는 필요가 없다.

지금 대전시는 월평공원사업 호수공원사업 트램사업 등 전임시장이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선 기를 쓰고 밀어붙이면서, 충청권 최대 지역호텔이 망해서 없어질지도 모르는 데도 남일 보듯 외면하고 있다. 전임 시장 사업들은 시민들의 의견이 여전히 갈라져 있는 이른바 갈등사업이지만, 리베라호텔 정상화에 반대할 시민은 없다. 리베라가 망할 경우 지역경제 피해 규모는 월평공원사업보다 더 클 수도 있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오히려 갈등사업에 매몰되어 심각한 지역경제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금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의 ‘보은행정’에만 빠져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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