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베테랑 3인방과 젊음의 3인방 그리고 정우람

지난 주에 필자는 한화이글스가 10년의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야구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발” 야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흔히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표현을 하면서 배구에서 세터 포지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야구는 어떠한가?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투수가 점수를 주지 않으면 최소한 패하지 않는 게 야구이다. 또한, 타력은 변수지만 투수력과 수비 그리고 주루는 상수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투수력이 좋은 팀은 강팀으로 발돋움 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선발 야구”를 하지 못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불펜 야구”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실패. 하지만 한화이글스 불펜의 힘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확인되었다. 다행히 이상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불펜 야구”에 대한 이별을 고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서 내년 시즌을 위한 초석을 다져 놓았다. 특히, 불펜진에서 베테랑들의 휴식과 새로운 얼굴들의 발굴은 내년 시즌에 대한 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불펜의 베테랑 3인방(박정진, 권혁, 송창식)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의 한화이글스는 시즌 초, 중반까지는 중위권을 유지하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기에 와서는 하염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 원인 중에 가장 큰 것이 불펜진의 마구잡이 등판으로 인한 과부하였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치며 결국에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또한, 한 주에 벌어지는 6경기 중에 주중 경기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다가 주말이 되면 어려운 경기를 많이 했다. 이 또한 불펜진의 마구잡이 등판이 주중에 이루어지고 주말에는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바로 “불펜 야구”의 한계를 보여준 결과이다. 물론 가장 급선무는 “선발진”의 완성이다. 그 후에 불펜이 지키는 야구를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다. 한화이글스는 젊은 외국인 투수의 영입으로 선발진에 새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선발진에 대한 우려는 시즌 초반까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어도 “건강”한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검증이 되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아직 FA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잔류가 거의 확실한 최고령의 박정진, 그리고 내년 시즌이 FA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할 권혁 그리고 한화이글스의 마당쇠 송창식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3인방은 “건강”만 유지된다면 그 어느 팀과 비교를 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한용덕 감독의 적절한 휴식과 투구 수 그리고 등판 일정에 대한 배려가 가미된다고 하면 완벽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이 어쩌면 한화이글스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 중에 하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펜의 새얼굴 3인방(강승현, 박상원, 이충호)

이상군 감독대행은 한화이글스의 마운드에 새로운 얼굴들을 기용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초석을 다졌다. 그 중에 우완 강승현, 박상원 그리고 좌완 이충호는 내년 시즌 한용덕 감독이 성장을 기대하며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늦깎이 강승현은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선발로의 기회를 얻었지만 그 이후 밸런스가 무너지고 경험 부족으로 인해 시즌 막판에는 아쉬운 모습이 있었지만 한화이글스 불펜에서 몇 안 되는 빠른 공을 가진 투수이기 때문에 올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에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박상원도 마찬가지이다. 시원시원한 공을 뿌리기 때문에 동계훈련만 제대로 소화한다면 한 단계 성장해서 한화이글스의 불펜에 큰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고 이충호는 박정진, 권혁의 빈자리를 틈 타 올시즌 선을 보였다. 경험만 쌓는다면 충분히 좌완 불펜으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한화이글스는 질적, 양적으로 많은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발에서 밀린 선수들이 불펜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특히, 심수창, 장민재 등 스윙맨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과연 어떤 선수가 한용덕 감독의 선택을 받아 기회를 얻을지 기대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

한화이글스의 수호신 정우람

한화이글스에서 3년차를 맞이하는 정우람은 지난 2년의 아쉬움을 내년 시즌 가을야구 진출로 만회하려고 한다. SK 시절 보다 오히려 투수 스피드가 증가하면서 더욱 자신 있는 공을 던지고 있다. 건강한 베테랑 3인방과 새로운 얼굴 3인방이 건강한 모습으로 중간을 지켜준다고 하면 정우람이 마지막에 한화이글스의 마운드에 올라 대미를 장식할 것이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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