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두 투수 활약 관건, 토종 에이스 필요

한화이글스가 10년의 암흑기를 걷어내고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구단도 팬들도 무엇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 되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바로 “선발진”이다. 올시즌에도 오간도가 유일하게 10승을 거두었고 뚜렷한 토종 선발 투수도 없었다. 새롭게 영입된 젊은 두 외국인 투수의 활약과 류현진 이후 사라진 토종 에이스를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선발진만 제대로 꾸릴 수 있다면 불펜과 타력은 충분히 다른 구단과의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의 성패는 “선발진”이 될 것이다. 

두 외국인 투수 샘슨과 휠러

박종훈 단장은 외국인 투수의 영입 기준을 젊고,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능력을 갖춘 선수로, 그에 맞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영입했다. 우완 키버스 샘슨과 좌완 제이슨 휠러. 키버스 샘슨은 1991년생이고 제이슨 휠러는 1990년생이다. 또한, 몸값이 “저렴(?)”하다. 샘슨은 총액 70만 달러, 휠러는 그보다 적은 총액 57만 5천 달러이다. 하지만 몸값이 전부는 아니다. 이 두 선수들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로 평가를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코리아 드림”을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동기가 부여되고 있다.

이 두 선수의 활약은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동안 외국인 타자 농사에서는 나름의 좋은 결과를 가져왔던 한화이글스. 데이비스, 로마이어, 클락, 크루즈, 피에, 로사리오 등 이름만 들어도 걸출한 활약을 해줬던 한화표 외국인 타자들이다. 하지만 투수 파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떠오르는 이름이 마무리 토마스와 바티스타 그리고 로저스 정도이다. 이 또한 꾸준하지 못했다. 한국프로야구의 트렌드는 분명하다. 외국인 두 투수가 건재하고 토종 선발이 두 자리, 적어도 한 자리는 확실하게 채워져야 경쟁력이 있고 그것이 성적으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올시즌 챔피언 기아가 그랬고 전통의 강호 두산과 신흥 강호 NC가 그랬다.

한화이글스가 외국인 두 영건 투수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이다. “부상 없이 긴 이닝을 던져주는 것”이다. 샘슨과 휠러가 한국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과연 이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두 투수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선수가 더 빠른 적응력을 보일 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최소 10승과 150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내구력이다. 그 이상의 수치를 보일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적어도 저 수치만큼은 해줘야 한화이글스 선발진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미션!! 토종 에이스를 찾아라!!

한화이글스의 토종 선발 후보군은 많다. 하지만 에이스가 없다. 즉, 한 시즌을 믿고 맡길만한 투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아의 양현종, 두산의 장원준, 롯데의 박세웅, SK의 김광현, 삼성의 윤성환, LG의 차우찬과 같은 선수 말이다. 이제 한용덕 감독은 찾아내야 한다. 아니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화이글스가 강팀으로 도약하는 시점은 점점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올시즌 선발로 투입된 선수들은 배영수를 비롯해서, 안영명, 윤규진, 이태양, 장민재, 김재영, 김범수 등이다. 내년 시즌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후보군에 부상에 복귀한 김민우, 경험을 쌓은 김진영 등 젊은 선수들이 포함될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은 한용덕 감독의 몫이다. 과연 선발 로테이션을 어떤 선수로 구성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지만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가장 어려운 선택이 윤규진의 보직 결정이라고 판단된다. 선발, 중간, 마무리까지 모든 보직을 섭렵한 윤규진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 옷이 가장 잘 맞을지 한용덕 감독은 선택을 해야 된다. 그에 따라 선발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시즌 막판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검증 받은 사이드암 김재영이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 국가대표 승선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동기 부여도 잘 될 것이다. 여기에 아직 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FA 안영명이 남는다면 선발진에 합류가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리빌딩과 구색을 맞추기 위한 좌완 김범수의 선발진 합류가 좋아 보이나 수술 후 얼마나 빠르게 돌아올지 미지수라는 게 어려움이다. 그렇다면 부상에 회복한 김민우, 마무리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진영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샘슨과 휠러를 중심으로 김재영, 안영명, 윤규진(선발 합류 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배영수, 장민재, 김민우, 김진영 등을 롱맨으로 활용하면 된다. 물론 베테랑 배영수의 선발진 합류도 가능하다. 여기에 부상에서 재활 후 복귀가 빨랐던 이태양도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면 선발진의 두께는 더욱 두터워 질 것이다. 과연 한용덕 감독의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질지 동계 전지훈련의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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