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보다 ‘예방’ 중요... 궤양 및 절단 막기 위한 6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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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그 질환 자체보다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이 큰 문제인 질환이다. 만성인 경우에는 망막변증(눈), 신장병증(콩팥) 등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중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도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다.

당뇨발은 당뇨병으로 인해 신경 이상이 나타나거나 다리 부위에 말초혈관 질환이 발생해 다리 심부 조직이 감염, 궤양, 파괴되는 것을 말한다. 즉 신경학적 요소나 혈액순환 요소에서 발생하는 족부 질환을 모두 당뇨발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약 236만 명이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았다. 2012년의 221만여 명에 비해 약 23%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당뇨 환자의 약 15~25%가 당뇨발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날씨가 추운 요즘 같은 늦가을과 겨울에는 신체의 혈액순환이 둔해져 당뇨발에 걸릴 위험이 보다 높아진다.

당뇨발에 대해 대전선병원 족부정형외과 김준범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대전선병원 족부정형외과 김준범 과장.

▲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감염으로

당뇨발의 한 증상인 신경병증은 신경학적 이상이 발 부위에 나타나는 것으로 감각신경 손상, 운동신경 손상, 자율신경 손상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30~50% 사이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 통증이나 온도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발에 난 상처를 잘 느끼지 못해 방치할 수 있다. 상처를 일찍 치료하지 않으면 굳은살과 그 아래 출혈이 발생하는데 여기서 더 악화되면 피부조직이 파괴되고 결국 궤양이 나타난다.

운동신경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발에 있는 작은 근육들의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러드는 갈퀴발로 변하게 된다. 발 모양이 변해 그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질 때도 굳은살과 그 아래 출혈이 발생해 피부조직에 문제가 생긴다.

신경병증은 자율신경에도 이상을 일으킨다.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땀 분비, 심장박동, 혈압, 혈관 수축 및 확장 등 여러 신체활동을 조절한다.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발에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지는데 이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면 피부뿐만 아니라 피하조직, 근육, 뼈와 같은 깊은 부위에까지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 혈액순환 장애로 상처 잘 낫지 않아

발 궤양을 앓는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 정도는 말초혈관질환을 갖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동반되는 말초혈관질환은 무릎 동맥 아래 부위의 가는 동맥에 생기는데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질환과 비교했을 때 정도가 심하고 범위가 넓다.

말초혈관질환으로 혈액순환 장애가 있으면 걸을 때 종아리가 당기고 아프거나 경련, 저린 증상 등이 나타나는데 이를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 혈액순환 장애가 심해질수록 짧은 거리를 걸어도 증상을 느끼며 더 진행되면 쉴 때도 증상을 겪는다.

다리와 발의 피부는 창백하고 차가워지며 근육이 위축돼 다리가 가늘어지고 털도 빠질 수 있다. 증세가 심할 경우 발가락 끝의 색깔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이 같은 말초혈관질환으로 상처 부위로의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 영양이나 산소 공급이 감소해 발 궤양이나 감염이 잘 낫지 않게 된다.

▲ 유전적 환경적 요인 모두 존재... 치료법 크게 발전

당뇨발을 유발하는 당뇨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엔 자녀의 발병 가능성이 약 30%, 한 사람만 당뇨병인 경우엔 약 15%라고 한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모두 당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당뇨발도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고 일단 발생하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환자 및 보호자는 당뇨발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평소에 발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숙지해 예방해야 한다.

당뇨발에 대해 발을 절단한다는 공포감이 막연한 분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의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장 눈부시게 진보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당뇨발 치료다.

과거에 없었던 여러 가지 치료 기구나 약제(여러 가지 약재를 섞어 조제한 약), 시술 방법, 상처 치료제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지금도 새로운 치료법이 활발히 연구되는 중이다. 또 이에 대해 해마다 더 나은 결과들이 발표된다.

▲ 치료에 평균 6개월... 동반되는 위험인자들 해결하려면 협진 필요

당뇨발은 한 번 발생하면 평균 치료 기간이 약 6개월 소요된다. 이처럼 잘 낫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관여해 궤양을 발생하게 할 뿐 아니라 치유를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동반되는 여러 위험인자들을 함께 해결하지 않는다면 치료 기간이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당뇨발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족부정형외과, 내분비내과, 혈관외과, 감염내과, 재활의학과, 간호 등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다.

일단 궤양이 발생하면 혈당과 혈압 등 전신 상태를 조절하면서 궤양 자체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 개선, 감염 조절, 발에 가해지는 무게 경감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치료보다 ‘예방’ 중요... 궤양 및 절단 막기 위한 6가지 방법

당뇨발은 치료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며 예방을 통해 궤양 및 이로 인한 절단을 50% 정도 막을 수 있다.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숙지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로 당뇨발 환자는 통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절대로 맨발로 다니면 안 된다. 발 보호를 위해 조이지 않으면서도 두툼한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같은 곳에선 본인도 모르게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출입을 삼가는 것이 좋다.

둘째로 신발을 신기 전에는 신발 안에 이물질이 들어있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신발을 신을 때는 발 국소 부위의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샌들이나 쪼리 같은 신발은 신지 말아야 한다.

셋째로 발에 새로운 상처나 물집이 없는지 매일 확인해야 한다. 당뇨 합병증으로 눈 건강이 좋지 않다면 보호자 등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확인해야 한다.

넷째, 발이 건조해지고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습제를 발 전체에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 단 발가락 사이엔 많이 바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반창고나 티눈 밴드는 발에 상처를 낼 수 있어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 끝으로 발에 굳은살이나 물집이 보이면 직접 손으로 처치하지 말고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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