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에 때 아닌 상징탑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기관이 보문산에 상징탑을 건설하자는 제안을 한 뒤 다른 구청에서도 우리 지역에 세우는 게 더 낫다는 식으로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전의 상징탑은 현실성이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사업이다. 단순한 상징탑은 랜드마크가 되기 어렵다. 지금 대전은 수천 억을 원을 들여도 경제성 있는 상징탑을 건설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높고 화려하게 짓는다고 상징물이 되는 건 아니다. 세계적으로는 초고층 빌딩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높이로 랜드마크 삼을 만한 상징물 건설은 어렵다. 역사성을 갖는 상징물도 어렵고 그렇다면 예술성이 뛰어나기라도 해야 되는데 쉬운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산에 건설하는 것은 환경 문제가 있다. 

대전 상징탑은 아이디어가 나온 지는 20년도 훨씬 넘었다. 1990년 대 초에도 보문산에 케이블카를 놓고 상징탑을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현실성도 경제성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볼거리가 없던 시절엔 이런 상징물이나 테마파크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수단이 될 수 있었다. 이제는 관광과 경제를 위해 상징물을 일부러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 대전의 상징물은 ‘대전역’이었다. ‘대전발 0시50분’의 대전역은 전국민이 알고 있는 대전의 상징이었다. 이는 교통도시 대전이 상징이었다. 이제 대전은 호남선이 잘려나가면서 교통도시의 위상을 빼앗기고 있다. 대전의 상징물을 원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면서 지역성과 역사성이 반영된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그것이 꼭 상징물이나 상징탑일 필요는 없다.

대전의 상징물에 관한 일이면 대전시가 나서야 할 것이다. 시는 대전의 상징물에 관한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해주었으면 한다. 가능하지도 않은 사업을 놓고 각 구청이 유치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내년으로 다가온 선거 때문일 수도 있다. 선거가 정책 개발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지만 현실성이 없는 사업으로 주민들을 현혹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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