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희망의 2018 시즌위한 준비

두산 베어스의 수석코치였던 한용덕 신임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했던 한화이글스. 하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그 어느 해보다 빠르고 경쾌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한화이글스의 박종훈 단장 이하 프런트가 한용덕 신임 감독의 영입만 남겨둔 상태에서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물밑에서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젊은 외국인 투수의 영입

한화이글스는 최근 거물급 외국인 투수의 영입에 공을 들였다. 특히 2017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역대급 투수들을 영입해 경기력 향상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180만 달러의 오간도와 150만 달러의 비야누에바가 바로 그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선발 투수로서의 이닝 소화 능력과 30대 중반의 베테랑으로 내구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말았다. 물론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는 충분히 제 몫을 해주며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이에 박종훈 단장은 외국인 투수의 영입 기준을 젊고,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능력을 갖춘 선수로 정하고 발빠르게 적임자 찾기에 나섰다. 그렇게 영입한 투수가 우완 키버스 샘슨과 좌완 제이슨 휠러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선수가 우, 좌완만 다를 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첫 번째는 “젊다”는 것이다. 키버스 샘슨은 1991년생이고 제이슨 휠러는 1990년생이다. 한화이글스의 젊은 피 이태양과 장민재가 1990년생이다. 즉,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높은 선발진에 젊은 외국인 영건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몸값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키버스 샘슨은 총액 70만 달러 그리고 제이슨 휠러는 총액 57만 5천 달러이다. 두 선수의 몸값은 127만 5천 달러. 올시즌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의 몸값은 330만 달러였다.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두 선수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코리안 드림”을 통해 자신의 경기력 뿐 아니라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하드웨어”가 좋다는 것이다. 키버스 샘슨은 188cm 102kg, 제이슨 휠러는 198cm 116kg이다. 이는 마운드에서 타자로 하여금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에 충분하고 공의 묵직함도 있다 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선수의 활약은 바로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와 맞닿는 지점이 될 것이다.

11월 22일의 2차 드래프트

FA 신청 선수와 1, 2년차들은 자동 보호 그리고 40인 외의 선수들. 하지만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바로 한화이글스의 부족한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2차 드래프트이다. 물론 우리 선수들도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겠지만 역대로 보면 강팀의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더 많이 이적을 하곤 했다. 특히,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올해도 한화이글스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즉시 전력감과 미래를 다 잡는 지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최윤석, 차일목, 장민석 등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이 되어 1군 무대에서 활약을 했다.

한화이글스는 상대적으로 백업이 약한 내야 자원과 투수 쪽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투수 쪽이라면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 내야 쪽이라면 백업을 할 수 있는 즉전감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박종훈 단장을 비롯한 스카우트 팀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선수 지명을 하겠지만 부디 한화이글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가 영입되기를 희망해본다.

내부 FA 계약

박정진, 정근우, 안영명의 내부 FA와의 계약이 빠르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아직 만남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협상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단과 선수가 적정한 선에서 계약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특히 이 세 선수는 내년 시즌을 구상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전력이기 때문이다. 박정진은 우리 기준으로 43살의 노장이지만 그를 능가할 좌완 불펜을 찾기는 쉽지 않다. 또한 그 동안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켜준 공도 인정을 해줘야 한다. 정근우는 한국프로야구 역대급 2루수이다. 물론 내년이면 37살의 나이로 운동 능력이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정근우는 정근우이다. 정근우를 전력에서 제외하고 대안을 찾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안영명. 부상으로 부침이 있었던 선수이지만 마지막 토종 10승 투수이고 올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안영명의 경기력은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선발과 불펜, 전천후로 소화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역시나 꼭 필요한 자원이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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