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정일화 충남고 수석교사·교육학 박사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 가운데 포항 지역 시민을 걱정하는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진 피해와 여진으로 인한 학생의 안전 문제로 불가피하게 시험일을 일주일 연기하였다. 연기에 따르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개의 시험 전날에는 긴장감이 최고에 이르게 된다. 특히 인생의 한 고비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험생은 전사(戰士)의 결기와 더불어 불안한 마음을 속으로 삭이고 인내하며 D-day를 맞는다. 그런데 돌발 변수로 최종일에 맞춘 계획과 생체 리듬이 바뀌게 되어 수험생과 수험생을 돌보는 부모의 마음은 복잡한 심경일 것이다.

지진으로 놀라고 여진으로 불안한 상황에 처한 포항 학생들의 빠른 심리적 안정을 응원한다. 뜻하지 않게 연기된 시험으로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수험생들에게도 격려를 보낸다. 자녀에게 힘든 일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고 싶어 안타까워할 학부모들과도 마음으로 함께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력의 결실을 제대로 맺을 수 있기를 기원하며 몇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예기치 못한 일이지만 동요하지 말고 평정심을 끝까지 유지하기 바란다.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며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 늦춰진 일정으로 부족한 시간을 메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얻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평소의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면 평상심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함께 공부하든 혼자 공부하든 가급적 평소의 방식을 유지한다.

둘째, 그동안 틈틈이 작성한 오답 노트를 다시 확인한다.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오답 노트를 살피며 관련된 배경 지식을 보완한다. 예를 들면, 정리한 수학 과목의 오답 노트의 문제뿐만 아니라 관련 유형의 문제를 연습한다.

셋째, 실전모의고사 문제를 풀이하는 시간을 갖자. 수능에 응시한 모든 과목을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하여 풀이하기보다는, 과목의 중요도와 과목별 취약점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간 배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건강이다. 대학수학능력 수험생들은 16일에 맞추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고자 준비하였다. 이제 일주일 더 힘을 내야 한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적절한 수면을 취하며,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섭취하여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결승선을 통과한 대부분의 마라토너들은 에너지를 다 쏟은 탓에 트랙에 쓰러진다. 결승선을 코앞에 둔 이런 마라토너에게 힘을 내어 좀 더 달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정신과 힘을 모아 지금까지 해오던 성실한 모습으로 끝까지 집중하여 잘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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