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관치료와 치근단수술, 치아재식술

치아구조. 대전선치과병원 제공.

열심히 치아관리를 했는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충치나 풍치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치아우식증(충치)이나 치주염(풍치)이 많이 진행돼 치아 상태가 매우 안 좋아지면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병원을 찾는다면 근관치료(신경치료), 치근단수술, 치아재식술 등의 치료를 받아 치아를 살려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자연치아를 어떻게 보존할 수 있는지 선치과병원 보존과 최수진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대전선치과병원 보존과 최수진 과장.

▲ 악화되지 않았다면 근관치료(신경치료) 가능

충치나 풍치가 매우 악화되지 않았다면 흔히 신경치료로도 불리는 근관치료를 통해 치아를 살릴 수 있다.

근관치료는 병든 치수(치아 내부에 있는 부드럽고 연한 조직)를 제거하고 신경관 내부를 소독한 뒤 빈 공간을 다른 인공 물질로 채워 넣어 통증을 없애는 치료다.

근관치료에 대해 아프고 힘든 치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치수가 균에 감염돼 염증이 심해진 치아의 경우, 마취가 쉽지 않아 치료 도중 통증 조절이 어렵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국소마취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염증이 심해지기 전 ▲치아가 계속 아플 때 ▲치아 주변 잇몸이 붓거나 고름이 나올 때 ▲차가운 액체나 뜨거운 액체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에는 충치나 풍치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미루지 말고 치과에 방문해야 한다.

근관치료를 받을 시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치아가 있는 쪽으로 음식물을 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치아 틈으로 음식물 찌꺼기에서 나온 세균 등 이물질이 다시 신경관이 다시 오염되면 치료가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또 근관치료를 마친 후에는 치아를 치료 전보다 더욱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근관치료를 마치면 치아의 감각을 느끼는 신경이 제거된 상태가 돼 같은 부위에 충치나 풍치가 재발해도 처음엔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심한 통증을 느낄 때쯤엔 증상이 이미 많이 악화된 단계이므로 치아를 뽑았다가 다시 심는 치아재식술, 또는 발치까지 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양치를 즉시 하고 치실이나 가글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는 등 구강건강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 증상이 보다 심할 때는 염증조직 잘라내는 ‘치근단수술’ 시행

충치나 풍치가 보다 진행돼 근관치료로는 완전히 치료할 수 없거나 불가능한 경우에는 치아 뿌리 끝 염증조직을 잘라내는 치근단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치근단수술에는 임플란트와 달리 자연치아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으면서도 염증과 감염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관치료를 시행했지만 염증이나 통증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 치아 뿌리의 통로가 좁아 근관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치조골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 치아에 보철물이 있는 경우 등에 시행한다.

예를 들어 치수나 치아 뿌리 끝에 염증이 발생한 경우 근관치료를 시행해도 계속해서 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치아 뿌리 끝 부위에 있는 조직이 완벽히 치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치근단수술로 치아 뿌리 끝에 있는 치조골 주위의 염증조직을 치아 뿌리 끝부분과 함께 절제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치근단수술을 시행한 후에는 제거된 치아 뿌리 끝 중심부에 미세한 홈을 내어 충전물을 넣고 공간을 완전히 막아준다.

이때 염증 부위가 광범위하다면 뼈가 원활히 형성되는 것을 돕는 골이식재를 삽입해 수술한 부위를 봉합해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치근단수술 후 수개월 내에는 치아 뿌리 끝 주변으로 뼈가 생성된다.

치아재식술 후 파노라마 사진. 대전선치과병원 제공.

▲ 자연치아 발치해 치료한 후 다시 심는 치아재식술

신경치료 후에 문제가 다시 생기거나 손상이 너무 심각해 신경치료를 진행할 수 없어도 치아재식술이라는 방법으로 자연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

치아재식술(replantationa)은 치근단수술의 일종이지만 자연치아를 발치해 치료한 후 원래의 자리에 다시 넣어 고정시킨다는 점이 다르다. 쉽게 말해 문제가 있는 치아를 뽑아서 치료한 뒤 다시 심어 넣어 고정하는 방법이다.

발치부터 재식, 고정까지 약 30분 이내 마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른 치료법과 달리 오랜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 인공치아에는 없는 자연치아의 장점들은?

자연치아에는 인공치아에는 없는 장점들이 있다. 자기 고유의 세포와 조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음식의 온도나 딱딱함 정도를 감지할 수 있어 음식물을 훨씬 자연스럽게 씹을 수 있다. 외부 자극에 대한 대처능력도 인공치아보다 우수하다.

또 자연치아에는 인공치아와 달리 치주인대가 있다. 치주인대는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며 치아에 가해지는 무게를 완화한다.

또 세균이 침입할 시 방어벽 역할을 해 치주질환(풍치, 잇몸질환) 진행 속도가 인공치아를 심은 부위보다 현저히 느리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평소 양치를 꼼꼼히 하며 정기적으로 구강검진을 받는 등 구강건강을 늘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면 자연치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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