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팬들이 있다는 것 염두에 두길

한화이글스는 2017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10개 구단 중 최장 기간인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 받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김응룡과 김성근이라는 두 거장의 영입에도 불구하고 ‘성적’도 ‘미래’도 얻지 못하는 불편한 현실을 마주한 상황이다. 이에 2017 시즌을 앞두고 선수 출신에 감독 출신인 박종훈 단장을 영입하면서 구단의 운영에 변화를 꾀했지만 ‘빛 좋은 개살구’였을 뿐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2018 시즌은 한화이글스가 추구하는 ‘야구’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시점이고 빠르게 실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화이글스를 사랑하는 ‘팬’들이 있다는 것이다. 

코칭스태프 선임

2017 시즌의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한참 진행 중이다. 과연 어떤 팀이 우승컵을 거머쥘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 LG트윈스는 류중일 감독을 특급 대우를 하면서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하고 가을야구 진출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가을야구를 짧게 끝낸 아쉬움의 롯데자이언츠도 계약이 만료된 조원우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고 2018 시즌에 대한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이글스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내년 시즌에 대한 준비가 가장 필요한 팀이 바로 한화이글스인데 말이다. 물론 기존의 코치들이 물러나면서 전임 감독 그림자 지우기에 나선 것은 새 감독에 대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감독 선임과 맞물려 코칭스태프 구성은 늦어지고 있다.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인사가 한국시리즈를 벌이고 있는 팀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그렇다면 코칭스태프 구성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인가? 이는 다음 단계의 일이기 때문에 섣불리 프런트에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또한 한국시리즈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아마도 이번 주 내로 시리즈가 마무리가 되면 바로 새 감독 선임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다른 구단에 비해 늦었다는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한화이글스 구단은 최대한 빠르게 코칭스태프의 구성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감독 선임에 이은 각 파트를 담당할 코치 선임도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시즌을 위한 마무리 훈련 뿐 아니라 전지훈련과 2차 드래프트, FA 계약 그리고 외국인 선수 선발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신임 감독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을 것이고 신임 감독도 구단의 운영 기조에 발 맞춰야 할 것이기에 대화를 통한 많은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국가대표 베테랑 FA 정근우와 이용규

2018 시즌이 되면 정근우는 한국 나이로 37살이 되고 이용규는 34살이 된다. 이 두 선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서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된다(아직까지 KBO의 공식적인 발표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 하지만 한화이글스 구단 운영 방침의 변화에 의해 두 선수에 대한 적극적인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을 분위기이다. 그 동안 베테랑 FA 선수들의 영입으로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젊은 유망주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유출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잘못된 투자에 따른 결과가 보다 감독의 무리한 팀 운영이 큰 몫을 차지한 부분이 적지 않고 적극적으로 영입을 요구했던 FA 선수가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에서도 기인한다. 

분명한 것은 정근우, 이용규는 팀의 성적에 책임을 묻고 내쳐야 하는 FA 선수가 아니라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한 없이 기회를 준다고 해서 리빌딩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어느 구단이 리빌딩을 쉽게 하지 않겠는가. 그만큼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근우가 없으면 오선진이 대안이 될 수 있고 이용규가 없으면 이동훈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일 수 있다. 오선진은 지난 시즌 후반기 반짝 활약이었고 이동훈은 이제 고졸 2년차 선수가 1군에서 백업으로 기회를 받았을 뿐이다. 정근우는 나이가 많고 이용규는 부상이 있어서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많다. 물론 인정한다. 그럼에도 정근우를 뛰어 넘는 2루수는 리그 내에서도 찾기 힘들고 이용규의 부상은 김응룡 감독의 빠른 복귀로 인한 지명 타자 출전 그리고 국가대표팀 차출에 의한 부상의 영향이 크다.

정근우가 없어도 오선진, 강경학 등이, 이용규의 자리는 이동훈에 김원석, 양성우 등이 메울 수 있다고 한다. 맞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서 그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 준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오선진, 강경학의 빈자리는 누가 메우고 이동훈, 김원석, 양성우의 빈자리는 누가 메울 것인가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아직까지 젊은 선수들의 역할은 조금 더 기회를 부여 받으면서 경쟁에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더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물론 지난 4년 전의 첫 FA 계약 때처럼 이 두 선수의 계약이 쉽게, 높은 금액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럼에도 이 두 선수는 지난 4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그라운드에서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주장의 중책까지 맡으면서 책임감 있게 팀을 이끌었으며 그라운드에 있을 때만큼은 한화이글스의 그 어떤 선수 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미래'만 외치다 '미래'를 놓치는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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