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국감은 그동안 안희정 지사가 도지사 임무를 어떻게 해왔지를 보여주고 있다. 안 지사의 농촌방문 회수는 2015년 15건에서 2016년에는 5건으로 줄었다. 대신 외부 특강은 9건에서 25건으로 늘었다. 외부 특강은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국감 의원은 지적했다. 

외부 강의의 3분의 1은 정당행사였다. 국감의원들이 이를 지적하자, 안 지사는 “당직을 맡고 있어서 부득이하게 참석해야 했다. 공간을 떠나 있더라도 농민들을 위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해괴한 답변이고 농민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다. 수치를 보면, 부득이하게, 일시적으로 정당 행사에 참석한 게 아니고 늘상 정당행사만 챙기면서 농민행사는 외면했다는 의미다. 

안 지사는 정당행사에는 몸을 바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농민들에 대한 걱정은 믿기 어렵다. 안 지사는, 내포 주민들이 열병합발전소 문제와 관련 도지사 면담을 거듭 촉구해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없어서였다. 농민에게 방문 횟수가 적은 것도 마음이 없어서일 것이다. 아무리 멀어도 외국에 자주 출장 갈 수 있고, 바로 코앞이라도 주민들은 만나기 어려운 것은 ‘마음’이 좌우한다.

물론 도지사가 도내 민원 현장을 다 찾을 수는 없다. 도지사를 기다리는 곳마다 모두 방문할 수는 없다. 또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도지사가 더 자주 방문한 곳과 기피한 지역을 보면 도지사가 어떤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국감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마음이 도정보다 딴 데 가 있음을 보여준다. 

도지사 마음이 딴 곳에 가 있는데 도정 실적이 좋을 리 만무하다. 국감장에선 지난 10년간 충남도 농가 소득이 지난 10년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충남의 농가소득은 2006년 3689만 원에서 2016년 3496만 원으로 감소했다. 남들은 앞으로 나갈 때 충남도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이게 3농혁신의 결과물인 셈이다.

충남도민들 가운데는 안 지사가 가져온 ‘대통령 예비후보’라는 지위 때문에 이해해주는 사람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안 지사 스스로 ‘내가 대통령 후보니까 이해해주겠지’하는 태도로 도정을 대하면 안 된다. 유감스럽게도 이번 국감에선 도정을 대하는 도지사의 위험한 태도가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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