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칼럼]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음악평론가

감동의 무대였다. 그 어떤 음악회 못지않았다. 성공 축제였다. 지난 16일 제3회 대전 청소년음악제가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다. 대전광역시의 재정지원과 대전광역시 교육청의 후원 아래 대전광역시 음악협회(회장 장동욱)가 주관한 대전 청소년음악제의 이야기다. 솔직히 이날 출연한 모든 단체는 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 설 수 있는 실력은 아니다. 이 무대에 설 수 있는 음악인 단체는 최고의 음악연주자들만이 설 수 있는 것이다.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음악평론가
그러나 지금 한창 배우는 순수한 학생들이 선 것이다. 아마도 예술의 전당 개관이래 순수 아마추어 음악인 단체가 출연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생각하니 참 대견스럽고 음악 또한 훌륭했던 것이다. 훗날 이들 중 성악의 조수미가 플롯의 대전이 아니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플루티스트 최나경, 김유빈이 나올 수 있을 것을 짐작해 본다.

예부터 인성교육에 가장 바람직한 것은 체험적 문화 활동에 있다는 것을 동서고금을 통해 증명해 왔다. 그중 제일은 음악이 아닌가, 이날 이들에게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이날 출연한 팀들은 지난 8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소위 예선 형식을 띤 음악회에서 특별 선발된 팀들이다. 비록 선발은 안 되었지만 그날 연주했던 모든 팀들은 모두가 훌륭했다. 종이 한 장차이로 이날 무대에는 못 섰지만 훗날은 꼭 설 것으로 믿는다. 이날 첫 출연 팀 대전 문정초등학교의 합창 동요 ‘가을 들판과 내손은 바람을 그려요’ 말 그대로 순수한 마음으로 합창했다.

어린 학생들이 비록 음색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진지한 태도의 30여명의 학생들은 희망을 노래했다. 서중학교 혼성팀, 이들은 CM송 메들리로 즐겼다. 몸짓으로도 행복해 했고, 송촌고등학교 여성합창단과 대신고등학교의 남성합창은 고등학교수준을 넘은 훌륭한 연주였다.

2부의 현악, 관악은 그 무더운 여름을 이겨낸 모습이 역역했다. 대청중의 현악과 탄방중학교 현악은 차분함이 좋았고, 대신고등학교 관악과 성모초등학교 관악은 관악 특유의 화려함을 잘 나타냈는데 그럼에도 아쉬움이 있다면 두 학교 모두 목·금관 파트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금관악기의 포르테부문에서 좀 절제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러나 전체 흐름은 좋았다.

마지막 글꽃중학교 관현악 아리랑 환상곡, 이곡은 평양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을 지휘했던 최성한 곡인데 우리 민족의노래 아리랑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아리랑은 언제 어디서나 들어도 가슴 뭉클한 우리민족의 노래를 잘 표현해 주었다. 다만 피콜로의 솔로를 포르테가 아닌 여리게로 연주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무튼 이렇게 연주한 이들은 인생 중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대전시의 문화발전기획 덕분이다. 많은 지도자들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정작 음악회엔 얼굴보기 힘들다. 참석한다 해도 한 두곡 듣고 퇴장이다. 대부분 그렇다. 바쁘기도 하겠지만, 이날 설동호 교육감의 시종일관 그야말로 끝까지 자리한 것은 단체장들의 보기드문 일이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세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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