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오선진, 양성우, 김원석, 최재훈

2017 시즌 10경기를 남긴 한화이글스는 58승 1무 75패, 승률 0.436을 기록하며 승패 마진을 –17까지 회복하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주 다시 4승 2패로 상승세를 기록하며 갈 길 바쁜 팀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목 금 토에 이루어진 3연승이 모두 6회 이후 나온 역전승이라는 것과 금요일 넥센전과 토요일 LG전은 8회와 9회에 집중력을 보이며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이 긍정적인 것이라 하겠다. 여전히 8위를 유지하며 2017 시즌 8위 굳히기에 들어갔고 5위 SK와는 10.5경기차, 7위 넥센과는 8경기까지 게임차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9위 삼성과는 5.5경기차로 더욱 차이를 벌렸다. 지난 주에도 한화이글스는 살벌한 중위권(5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넥센, LG를 상대로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했다.

삼성, 넥센, LG를 차례로 만난 한화이글스.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 열세였던 삼성과 넥센, 5강 경쟁을 하고 있는 LG와의 만남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한 주가 되리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정규 시즌의 마지막 주간이기 때문에 향후의 일정에 대한 대비도 함께 해야 되는 중요한 지난 주였다. 최근 소위 ‘퐁당퐁당’ 경기력으로 ‘승패승패승패’를 거듭하며 지난 주 3승 3패를 기록했던 한화이글스. 역시나 삼성과의 두 경기에서도 ‘승패’를 기록하며 네 번의 시리즈를 연속해서 ‘1승 1패’를 거두었다. 아쉬운 점은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패하며 연승을 가지 못했던 것이었다. 이상군 감독대행의 무리하지 않는 선수단 운영이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갈 길 바쁜 넥센을 대전으로 불러들인 한화는 목요일과 수요일, 기분 좋은 역전승으로 연승을 거두었다. 삼성 전에서 오간도가 퀄리티 피칭으로 승리를 거두며 시즌 10승을 거두는 활약을 보였지만 비야누에바가 무너지며 분위기가 조금은 떨어진 상황에서 2003년 입단 베테랑 듀오 안영명과 윤규진을 선발로 내세운 한화이글스. 두 경기 모두 넥센에게 선취점을 내주었으나 중반 이후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며 역전에 성공. 목요일 경기에서는 10:2의 대승을, 금요일 경기에서는 6:4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안영명과 윤규진은 승리 투수와 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5⅔이닝 2실점, 6이닝 4실점으로 최소한의 선발 투수의 몫은 해주며 마운드를 지켜냈다.

최근 항상 어려운 승부를 펼쳐야만 했던 LG를 상대로 주말 2연전에 나선 한화이글스. 올시즌 LG킬러로 급부상한 2년차 김재영을 선발로 내세워 3연승을 노렸고 최근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LG는 에이스 차우찬을 선발로 내세웠다. 숨 막히는 투수전이 이어졌고 차우찬이 7이닝 무실점, 김재영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차우찬이 내려간 8회. 한화이글스는 LG의 불펜을 상대로 이용규와 오선진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고 9회 한 점을 더 보태며 3:1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오랜만에 3연승을 내달렸다. 주간 마지막 경기에서 4연승에 도전한 한화이글스는 오간도를, 4연패를 막기 위해 LG는 소사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오랜만에 4일 쉬고 등판한 오간도가 초반에 보크 판정을 받으며 급격히 무너져 1:8의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3연승 끝.

한화이글스가 지난 주에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선발 투수들이 좋은 피칭을 해줬다는 것이다. 비야누에바가 다시 무너지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오간도, 안영명, 윤규진, 김재영이 최근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준 것이 상대 팀과의 대결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던 첫 번째 원동력이 되었다. 두 번째는 정우람이 부상으로 빠진 불펜에서 박정진이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무려 3경기에 출전하며 3⅔이닝 무실점, 1승 1세이브를 기록했다. 후반기 새롭게 한화이글스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김경태도 데뷔 8년만의 첫 승을 기록하며 3경기 2⅓이닝 무실점, 1승 1홀드를 수확하며 정우람의 공백을 최소화해줬다.

타선에서는 최진행의 부상 이탈, 이성열의 부진, 이용규의 컨디션 저하로 젊은 선수들이 라인업에 전진 배치된 상황에서 1989년생 “뱀띠 트리오”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오선진, 양성우, 김원석은 내, 외야의 센터라인 수비와 상, 하위타선에 배치되면서 후반기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좋은 경험들을 하고 있고 이게 걸맞은 활약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포수 최재훈까지 포함하면 내년 한화이글스의 핵심은 1989년생 “뱀띠 4인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김태균, 정근우, 김경언, 장민석으로 이어진 1981년생, 최진행, 이용규, 정우람 등으로 대표되는 1985년생, 선배들에 이어 올시즌 남은 경기와 내년 시즌에는 1989년생들의 대단한 활약을 기대와 함께 내년 시즌에 한화이글스의 “3대 트리오 세대”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한화이글스는 20일 잠실에서 LG, 22일 롯데와 23일 삼성을 대전에서, 24일 광주에서 기아를 만나는 일정이다. 추후 일정으로 배정된 10경기 소화의 시작이다. 투수 운영에 있어서는 내년 시즌을 대비한 운영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럴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 베테랑들에게는 적절한 휴식과 경기 출장, 젊은 선수들에게는 많은 경험을 위한 경기 출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무리는 하지 않되 이기는 경기를 끝까지 선사할 필요가 있다.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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