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아쉬운 마운드 운영, 선수들의 집중력 요구

2017 시즌 22경기를 남긴 한화이글스는 51승 1무 70패, 승률 0.421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 –19로 여전히 8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3주간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승 4패의 성적을 받아들었다. 5위 넥센과는 12.5경기차, 7위 LG와는 9.5경기, 9위 삼성과는 4.5경기차를 보이며 2017 시즌 한화이글스의 순위는 8위로 거의 굳어지는 모양새이다. 특히 주중 경기를 지나 주말 경기에서 3연패를 당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2연전 체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홈에서 주중 4경기를 치른 한화이글스는 지난 3주간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이 됐다.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와 더불어 최근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LG,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kt를 연달아 만나고 주말에 사직에서 롯데를 만나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주초 LG와의 시리즈 첫 경기인 화요일 경기에서 오간도를 앞세워 8:4의 산뜻한 승리를 챙긴 한화이글스. 하지만 지난 주에 펼쳐진 6경기 중에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가 바로 수요일 LG와의 경기에서 나오고 말았다. 비야누에바의 등판을 하루 미루며 LG킬러 김재영을 투입시킨 한화이글스는 4:2의 리드를 잡으며 7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선두 타자의 내야 땅볼에 유격수 정경운의 실책이 나오며 추가 실점. 4:3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7회를 마친 김재영의 투구수는 92개. 8회와 9회는 당연히 송창식, 박정진, 정우람의 책임.

하지만 이상군 감독대행은 92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김재영을 8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렸고 선두 타자 최재원에서 2루타를 허용한 후,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송창식, 박정진이 아닌 이상군 감독대행의 선택은 의외의 이충호. 하지만 이충호는 박용택을 처리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 다음 투수는 다시 한번 의외의 정재원. 하지만 정재원은 정성훈의 벽을 넘지 못하고 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진 9회에도 등판한 정재원은 두 명의 주자를 출루시켰고 마운드를 넘겨 받은 심수창이 손주인에게 역전 2루타를 허용하며 4:6의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송창식, 박정진, 정우람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마운드 운영이었다. 물론 수요일 경기였기 때문에 향후 4경기에 대한 구상을 할 수도 있으나 현재 한화이글스는 후반까지 리드를 잡는다는 보장이 되는 경기가 몇 경기나 될까는 생각해보면 아쉬운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이번 주 내내 송창식, 박정진, 정우람을 상황에 맞게 제대로 쓴 경기는 화요일 경기 한 경기 뿐이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만약 수요일 경기에서 송창식, 박정진, 정우람을 투입해 연승을 가져 갔다면 다음 kt와의 경기에서 10:1의 대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지난 주에도 계속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금요일 경기에서 kt에게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1:6의 패배를 당하고 주말 롯데와의 두 경기에서는 0:9, 2:7의 완패를 당하며 3연패의 수렁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금요일 kt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 정성곤에게 타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선발 안영명이 초반에 실점을 허용하며 승리의 흐름이 끊기긴 했지만 그 이전에 3연승의 흐름을 탔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이제 정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동안 한화이글스는 내년 시즌을 대비한 백업들의 성장과 베테랑들의 휴식을 적절하게 취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매 경기 응원하는 팬들을 기억한다면 승부에서도 한 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즉, 이기는 경기는 이겨줘야 하고 내주는 경기에서도 얻는 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기력한 경기력과 안일한 경기 운영은 팬들을 기만하는 결과가 된다.

이번 주 한화이글스의 일정은 매우 험난하다. 대전에서 두산과 광주에서 기아와 그리고 다시 대전에서 NC를 만나는 일정이다. 상위권 3팀과의 6연전이다. 과연 연패를 끊고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이 된다. 지난 주에는 선발진이 부진한 부분이 있었지만 오간도와 비야누에바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잡을 수 있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고 가는 전략을 취한다면 충분히 5할 승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확대 엔트리를 통해 올라온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동기를 부여하는 측면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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