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전MBC에서 출정식..."정지환, 이진숙은 퇴진하라"

KBS와 MBC가 4일부터 총파업을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대전MBC에서 열린 출정식 모습.

KBS와 MBC가 4일 0시부터 총파업을 시작함에 따라 KBS 대전총국과 대전MBC도 총파업에 돌입했다. 양대 공영방송이 함께 파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5년만이다.

전국언론노조 소속인 KBS본부 대전충남지부와 MBC본부 대전지부는 4일 오전 9시 30분부터 대전MBC에서 함께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출정식은 양 방송사 노조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대전본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한신 대전MBC 노조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오늘은 MBC, KBS 언론 노동자들이 망가진 공영방송을 되살리고자 5년 만에 총파업에 나서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문을 열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공영방송 MBC는 철저히 망가졌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진 오래됐으며, MBC 뉴스는 소수 극우 시청자들의 애청 프로가 됐다. MBC 구성원들은 지난 세월을 부끄러움과 참담함 속에서 견뎌야 했다"고 토로했다.

대전MBC 고병권 기자(오른쪽)와 KBS 대전총국 최윤화 PD(왼쪽)가 총파업 출정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그는 "30년 전 우리 선배들이 싸웠 듯 이제 우리 후배들은 무너진 공영방송을 되살리기 위해 오늘 총력 투쟁에 나선다"며 "이제 더 이상 '엠빙신'이라 조롱받지 않겠다. 끝까지 싸워서 반드시 공정 방송 쟁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리는 총파업으로 공영방송 MBC를 망친 주범 이진숙, 김장겸, 고영주와 최혁재, 김원배 같은 공범자들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반드시 MBC를 망친 책임을 묻고 대전MBC에 이진숙 사장 같은 언론부역자가 사장으로 오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총파업의 목표를 설명했다.

김문식 KBS 대전충남지부장도 "지치지 않고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총파업을 시작한다"며 "끈질기게 싸워 마침내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방송사 노조는 고병권 기자(대전MBC)와 최윤화 PD(KBS 대전총국)가 대신 읽은 파업 출정 선언문을 통해 MBC 김장겸, KBS 고대영, 대전MBC 이진숙, KBS대전총국 정지환 퇴진을 위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며 "이번 총파업은 두려워할 것도 없고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우리의 모든 것을 건 싸움"이라는 각오를 나타냈다.

이날 출정식에는 두 방송사 노조 조합원과 지역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진숙 대전MBC 사장을 겨냥해 "낙하산 대전MBC 이진숙은 뉴스 공정성을 훼손하고, 제작 자율성을 말살하여 프로그램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며 "지역성과 무관한 중동 뉴스로 방송을 사유화해 대전MBC를 전국적인 조롱거리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우리가 알던 종군 기자 이진숙은 가짜였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 공영방송을 망친 언론부역자 이진숙이 진짜 모습"이라고도 했다.

정지환 총국장에 대해서는 "고대영 체제에서 공영방송 KBS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 고대영이 대전 총국장으로 떨어뜨린 정지환 전 보도국장 역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KBS 보도 참사의 장본인"이라며 "이진숙에 이어 정지환 까지 대전에 내려와 우리 지역은 언론부역자들의 집합소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청자들은 김장겸, 이진숙, 고대영, 정지환을 몰아내고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길 원하고 있다"며 "즉각 물러나라! 그것만이 지난 과오를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유일한 길이며, 공영방송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퇴진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이번 싸움에 돌입했고, 투쟁 과정에서 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 공영방송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총파업 승리를 다짐했다.

두 방송사 노조의 총파업 출정식에는 지역 시민사회에서 많은 인사들이 참가해 응원했다. 우희창 대전충남 민언련 대표와 이대식 민주노총 대전본부장, 김경희 대전여성단체연합회 대표 등 시민단체와 송행수 더불어민주당 중구지역위원장, 김창근 새민중정당 대전시당위원장, 유석상 민중연합당 대전시당위원장 등도 눈에 띄었다. 이인범 대전충남 기자협회장과 유병호 TJB 대전방송 노조위원장, 강은선 대전일보 노조위원장도 참석했다.

대전MBC 사옥 주변에는 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두 방송사 노조는 이날 오후부터 서울에서 예정된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하기 위해 상경했다.

이날부터 총파업에 참여한 대전 MBC 노조원들은 52명이다. 복수노조인 KBS 대전총국은 우선 언론노조 소속 새노조원 35명 가량이 총파업에 들어간 뒤 70명 가량이 가입한 기존 노조는 오는 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양대 공영방송의 총파업이 언론계 대변화라는 새역사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