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단독 보도...정관계 재계 언론계 등 돈봉투 로비 정황

국민일보가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와 관련한 로비 정황 의혹을 폭로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창조경제 1호 벤처기업으로 급성장했던 아이카이스트를 운영했던 김성진 대표가 정관계는 물론, 재계와 언론계, 심지어 연예계 등 120여 명과 400여차례 만남을 갖고 로비를 벌여 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김 대표는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는 지난 25일자 보도를 통해 김 대표의 로비 정황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창조경제 1호 기업의 몰락'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보도는 2013~2016년까지 김 대표의 일정표와 메신저 업무지시 대화록, 카카오톡 대화 및 사진 등 입수 기록을  근거로 작성됐다.

김 대표의 일정표에는 국회의원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 참모, 고위 공무원, 국가정보원, 언론 및 재계 고위층 인사 등을 총망라해 약 400여차례 만난 사실이 기재돼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 지난 2013년 10월께 서울 모처에서 찍은 것으로 확인된 이 사진에는 김 대표와 이 전 대통령이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최순실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투자 사기를 벌였다는 녹취록까지 확보해 보도에 인용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정윤회씨와 접촉하기 위해 정씨의 동생인 정민회씨를 부사장으로 채용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지난해 8월 해고하기도 했다. 정민회씨를 해고한 뒤 직접 나서 정윤회씨와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런 인맥들을 투자 사기극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민일보> 보도에 등장한 투자자는 김 대표가 정윤회씨를 '회장'으로 지칭하며 "정 회장님과 몇몇 톱클래스들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전직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투자자들을 만나 인맥을 과시하는 데 동원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김 대표의 로비 정황은 일부 인사들과 만남 전 현금을 준비했다는 기록이 그 증거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자료에는 김 대표가 운전기사에게 지시한 내용이 포착됐는데 '100만원권 수표 9장, 10만원권 수표 10장'(2014년 9월 18일), '1000만원권 수표 1장, 100만원권 수표 3장, 10만원권 5장(2015년 12월 10일) 등 10여차례에 걸쳐 현금과 수표 등 돈봉투를 준비한 상황이 나왔다.

국민일보는 김 대표의 병역 비리 의혹도 제기했다.

심지어 10억원짜리 수표 9장과 1억원짜리 수표 10장 등 100억원 수표위에 김 대표 명함을 올려놓고 찍은 사진도 확인됐다. 수표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모르지만 파일명에 중견기업 회장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검찰도 김 대표가 로비했다는 정황을 토대로 집중 조사를 벌였지만, 증거를 찾아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현금을 모두 내가 사용했으며, 행방을 모른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일보>는 김 대표의 병역 기피 의혹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만 30세였던 지난 2014년 11월 26일 306보충대에 입소했다가 3일만에 퇴소했는데 이 기간동안 한 사업가와 문자메시지로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사업가는 김 대표에게 "다리 절룩 및 허리 아픈 쇼를 유지 바람"이라고 조언했고, 김 대표는 '과민성 방광현증'으로 퇴소 처분됐다. 이 즈음 병무청 차장 출신 한 인사를 회사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병역 비리 의혹을 가중시켰다.

<국민일보>의 이번 단독 보도 내용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사정기관의 관심을 유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수백억대 사기 및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대표는 현재 1심 재판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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