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업무방해 법적 대처"..노조 "합법 파업을 협박"

대전MBC 노조가 9월 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파업을 앞두고 노사가 성명을 통해 날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노조가 지역 시민사회와 공동으로 이진숙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모습.

5년만에 파업이 예고된 대전MBC에 노사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양측이 첨예한 입장차를 보여주듯 날선 성명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MBC "파업 참여하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 성명

대전MBC 사측은 23일 오후 파업과 관련한 입장이 담긴 성명을 냈다. 골자는 어려운 회사 상황에서 파업을 예고한 노조측에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만에 하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법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사측은 성명에서 "회사는 노조의 과도한 경영권 흔들기에 이은 총파업 돌입을 위한 조합원 투표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과거의 경험적 교훈으로 파업 행위의 후유증과 그로 인한 여파는 장기간에 걸쳐 계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고 깊은 상처를 남겨 왔다"고 밝혔다.

이어 "총파업 돌입 시점은 회사의 창사 특집 행사와 프로그램 등이 집중적으로 개최되고 편성되는 때"라며 "전사적인 노력으로 수주한 대형 행사와 프로젝트가 자칫 큰 차질을 빚는 국면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역민들이 바라보는 회사의 신뢰도는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파업이 시작될 경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에게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된다"며 "파업의 일환으로 회사에 대한 업무방해가 있을 경우 법령과 사규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압박했다. 파업에 참여하는 직원은 월급을 주지 않고, 물리적 행동이 발생할 경우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얘기다.

노조 "합법적 파업...이진숙 사장은 즉각 퇴진하라"

이에 대해 노조는 24일 오전 반박 성명을 냈다. "개탄스럽다. 끝까지 회사는 한결 같았다"면서 회사의 성명에 아쉬움을 표명한 노조는 "망가진 대전MBC를 되살려 공정방송 해보겠다며 방송과 생계마저 포기하고 총파업을 앞둔 노동조합, 아니 동료에게 마지막으로 회사가 전한 메시지는 겁박이었다"며 회사가 협박성 성명을 냈다고 비판했다.

또 "이진숙 사장과 내부 부역자들의 절박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한 뒤 "대전MBC는 현재 쟁의사업장으로 이번 쟁의 행위 확대는 지난해 2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가결된 명백한 합법 파업이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를 노동조합이 져야 할 이유는 없다"며 사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대전MBC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이진숙 사장 퇴진"이라며 "진정 공영방송 대전MBC의 회복을 위한다면 이진숙 사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사퇴하고 이 사장과 뜻을 함께 하는 이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맹목적 충성을 당장 거둬라"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미 임시총회를 통해 총파업을 결의한 대전MBC 노조는 이날부터 29일까지 형식적인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뒤 9월 1일부터 파업을 시작한다. 대전MBC 노조의 파업은 지난 2012년 이후 5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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