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통해 "그 자리에서 내려와 달라"..MBC 기자들도 이진숙 사장 사퇴 촉구


최근 대전지역 방송계에 적폐 언론인으로 손꼽히는 인사들이 발령되자 방송사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 기자들도 적폐언론인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KBS 대전총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자 13명은 전국기자협회 대전지회 명의의 기명성명을 통해 정지환 신임 대전총국장 임명에 대해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지환 선배께"라고 시작한 성명에서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 와달라"면서 "선배의 어깨에는 이런 것들이 놓여 있다"고 정 총국장과 관련한 방송국내 지적을 열거했다.

△정연욱 기자 징계성 부당발령 △이정현 녹취록 사건 보도요구 묵살 △경북 성주 사드배치 관련해 전국기협회장과 소속 지회장을 옥죈 사실 △송명훈, 서영민 기자 징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보도 첫 한 달 간 방치 등 5가지다.

KBS 기자들은 "선배(정 총국장)는 전화통화에서 팩트가 틀리다고 주장하면서 징계나 감사는 본인의 권한이 아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며 "일부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도 했지만 보도국장의 역할이 적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정 총국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KBS의 적폐는 청산되야 하고 그래서 요구한다"며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 와 달라"고 정 총국장을 적폐 언론인으로 규정한 뒤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적폐언론인의 자진사퇴 촉구는 대전KBS 기자들만이 했던 것은 아니다. 앞서 대전MBC 기자들도 전국 MBC 기자들과 함께 지난 5월과 6월 두차례 성명을 통해 이진숙 대전MBC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의 동반 사퇴를 잇따라 요구했다.

적폐언론인을 향한 외침은 기자들이 소속된 노조 차원에서 더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전MBC 노조는 이미 수개월전부터 이진숙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거리 시위를 진행 중이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캠페인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대전KBS 노조도 지난 1일 정지환 총국장 취임식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한 데 이어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는 16일 낮 대전KBS에서 정지환 총국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와 대전충남언론노조협의회 주최로 열린다.

대전지역 방송계가 적폐언론인 척결을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다음은 대전KBS 기자들이 낸 성명 전문.
정지환 선배께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 오십시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속세에 찌든 사람이 고향을 떠나 산에 들어가 도를 닦았습니다. 스스로 득도했다고 느껴 하산합니다. 그와 마주친 고향 사람들은 깜짝 놀라 옆으로 물러섭니다. 나에게서 득도의 광채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이 아닌 자꾸 어깨를 쳐다보고 놀란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고개를 옆으로 돌렸습니다. 어깨 위에는 흉측한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자신도 깜짝 놀라 자빠져 새를 쫓아내려고 합니다. 새는 달아나지 않습니다.

선배의 어깨에는 이런 것들이 놓여있습니다.
❶정연욱 기자 징계성 부당발령 ❷이정현 녹취록 사건 보도요구 묵살 ❸경북 성주 사드배치 관련해 전국기협회장과 소속 지회장을 옥죈 사실 ❹송명훈, 서영민 기자 징계 ❺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보도 첫 한 달 간 방치

선배는 전화통화에서 팩트가 틀리다고 주장했습니다. 징계나 감사는 본인의 권한이 아니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일부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위의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에 보도국장의 역할이 적었다고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마음을 열고 고개를 돌리시면 보이실 겁니다. 본인도 깜짝 놀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기자들은 말합니다. KBS의 적폐는 청산되야 한다고. 그래서 요구합니다. 

대전총국장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 오십시오.

-최선중 박장훈 홍정표 이정은 박지은 황정환 박병준 이연경
 조은경 강욱현 유민철 이연경 홍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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