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의 행복한 인성이야기]

 

김종진 동화작가 심리상담사


 어릴 때 읽은 세계명작동화 피노키오는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가 발표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다.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만든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펼치는 다양한 모험담을 담고 있는데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의 코가 조금씩 길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을 때 얼굴이 붉어지거나 눈이 씰룩씰룩해지는 상태를 보며 거짓말을 확인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란 말이 생기기도 하였다.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고 거짓말을 상습적으로 했던 피노키오가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피노키오가 진심으로 후회하고 용서를 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노키오를 포기하지 않고 다독이고 용서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인도하며 사랑한 요정과 귀뚜라미와 제페토 할아버지 덕분이다.

 세상에는 거짓말을 하고도 태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짓말을 하면 대번에 표가 나는 사람도 있고 아예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거짓말을 안 하고 사는 것이 최상이다. 그런데 자녀가 거짓말을 했을 때 먼저 꾸중을 해야겠지만 다그치기보다는 믿고 기다려주고 잘못을 용서해주는 사랑이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자장면을 시키고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걸면 90%이상이 ‘출발했다.’고 하며 직장에서는 상사의 업무 재촉에 ‘거의 다 됐다.’라는 대답이 가장 많은 거짓말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고객 또는 상사의 추궁을 순간 벗어나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합리화하는 교육은 시키지 않아야한다. 거짓말은 자기합리화의 습관이 돼 버린다. 나중에는 그것이 거짓말 이란 것조차 모르고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세상을 살면서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진짜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거짓말이 쳐놓은 보이지 않는 거미줄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사회는 수백, 수 천 가닥의 대인 관계 그물망 안에서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누구도 그 관계망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사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가정은 그 관계망의 정점이자 중심이기에 인생 출발점인 가정 안에서부터 끈적이는 거짓말이라는 거미줄은 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가 담배를 피면서 자녀에게 ‘아빠 담배 끊었어.’ 라든가 집에 있으면서 ‘엄마 없다고 해.’ 라는 사소한 거짓말부터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거짓말을 보고자란 아이들은 숙제를 하지 않고도 ‘숙제 했다.’는 거짓말을 할 것이다. 스폰지처럼 빨아드리고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 못하고 당연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거짓말 탐지기가 나와 사용되고 있으며 요즘 거짓말 어플도 나와 재미로 이용하고 있다. 점점 발달하는 거짓말 탐지기, 어느 정도까지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 사용되어지면서부터는 인간의 진실 된 믿음까지도 깨질 것이란 위험한 생각을 하게 된다. 상대를 위한 하얀 거짓말도 세계 3대 거짓말인 처녀가 시집안가겠다, 장사꾼이 이문이 없다, 노인이 죽어야지, 라는 반어법적인 거짓말조차 안하는 것이 찬말하는 참 세상에서 예쁘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참말만하고 편하고 즐겁게 살아야한다. 거짓말로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고 자기 합리화의 모순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거짓말이 불러일으키는 폐해, 불편함과 불안이 마음속에 맹독으로 퍼지는 순간,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는 불안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살게 될 것이다. 거짓말로 인한 죄의식으로 살아야하는 무거운 유산을 아이들에게 남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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