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가 급감하면서 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사립대 가운데는 존망의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교수들에게 입학생 유치와 졸업생 취업을 떠맡기는 대학들도 있다. 취업이 잘 되는 대학이라고 소문이 나야 입학생이 미달될 우려가 없고 정원을 채워야 대학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대학의 교수들에겐 연구와 강의보다 ‘고객 관리’가 더 중요한 임무다. 연구와 강의 준비보다 고등학교를 전전하며 입학생 유치 활동을 하도로 요구받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학부모가 대학 측에 “우리 집 번호가 어떻게 그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느냐”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가 터지면서 일부 고등학교는 출입문에 ‘대학교수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내걸기도 한다. 대학들의 과도한 홍보전은 고등학교 측에서도 부담이다. 아침에 이 대학에서 찾아오고 저녁에는 저 대학에서 찾아오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런 식의 홍보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학생을 받지 못하면 묻을 닫을 수밖에 없는 대학의 절박한 사정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해도 교수들에게 입학생을 끌어오도록 하면서 정작 교수의 본분은 할 수 없게 만든다면 교사나 학부모가 진정으로 그런 대학을 추천할 수 있겠는가? 암암리에 이뤄진다는 학생들의 개인 정보 수집 행위도 절대 금해야 한다.

수시입학 전형이 다가오면서 각 대학은 직원들을 고등학교에 보내 입시설명회를 열며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4년제 대학은 수시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74%에 달해 홍보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일선 고등학교가 대학홍보의 무분별한 전장터가 되어선 안 된다. 얼마전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은 이른바 유명 대학들의 입시 설명회를 지원했다. 교육청은 지역 사립대 홍보 지원에 더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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