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고 경찰대 졸업 후 검경 수사권 독립 요구...울산청장 발령

대전 출신인 황운하 신임 울산경찰청장. 황 청장은 올해도 치안감으로 승진하지 못했을 경우 옷을 벗어야 했다. 사진은 황 청장과 지난 2014년 인터뷰 당시 모습.

대전 출신으로 경찰 수사권 독립을 주창해 온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이 결국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경찰청은 지난 28일 황 단장을 치안감으로 승진해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발령하는 등 9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황 신임 울산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1962년 대전에서 태어난 황 경무관은 동산중과 서대전고, 경찰대(1기)를 졸업한 뒤 1985년 경위로 임용됐다. 2008년 중부서장으로 부임했을 당시에는 유천동 성매매 집결지를 해체했으며 이후 2010년 서울청 형사과장과 송파서장을 거쳐 2011년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장을 맡으면서 검찰과의 수사권 독립을 담당해 온 그는 수차례 검찰을 상대로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어필해 왔다. 특히 대전서부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6년에는 검경간 수사권 조정와 관련해 미온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경찰 내부를 비판해 좌천되기도 했을 정도다.

황 청장은 지난 2011년 경무관으로 승진했지만 번번이 치안감 승진에 낙방했다. 치안감 승진 후보자로 이름은 올렸지만 수사권 조정을 요구했던 탓인지 박근혜 정권에서는 고배만 마셨다.

사실 이번에도 승진하지 못하면 계급정년으로 인해 올 연말이면 옷을 벗어야 하는 위기에 몰렸던 황 청장이지만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어필해온 문재인 정부 첫 치안감 승진 인사에서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그가 꿈꿔왔던 2가지 목표 중 한가지를 이룰 수 있게 됐다.

황 청장은 지난 2014년 경무관으로 승진해 대전지방청 제1-2부장으로 발령받았을 당시 <디트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2가지 포부를 밝혔다. 하나는 치안감으로 승진해 고향인 대전의 치안 총수(지방경찰청장)로 부임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정계에 입문해 경찰 조직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황 청장은 치안감으로 승진함에 따라 그의 첫번째 꿈인 고향의 치안총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더불어 황 청장이 승진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검경간 수사권 조정에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도 낳고 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