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령해저터널, 어촌마을 생계위협
[단독] 보령해저터널, 어촌마을 생계위협
  • 안성원 기자
  • 승인 2017.07.26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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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도 저두마을 바지락 수확 급감…공사현장 폐수 등이 원인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저두 마을과 바지락 공동양식장 모습. 보령해저터널의 폐수가 흘러들어 바지락 생육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충남 서해안의 지도를 바꾸고 국내 최장 거리의 해저터널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보령해저터널 공사. 그런데 공사현장 주민들은 생계의 한 축을 차지하는 바지락 양식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26일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저두 마을 주민들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따르면 30여 가구의 주민들은 마을 공동양식장에서 바지락을 캐서 판매해왔다. 매년 상반기에는 4~7월, 하반기에는 9~11월까지 채취작업을 하고 연 평균 1500여 만 원 이상의 적지 않은 수익을 거뒀다. 

그런데 이 바지락 채취량이 해저터널공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급감하기 시작한다. 마을주민 편모(71)씨의 경우, 2012년 1400만 원 선에서 2013년 1100만 원 대로 줄더니 지난해의 경우 900만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른 집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해 공사현장에서 한 달간 집회를 열며 대책을 요구했다. 시공사측은 보상 차원에서 바지락 종패 100톤을 양식장에 방류했지만, 폐사하거나 자라지 못해 상품가치가 없다.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수가 공동양식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바지락 생육환경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 돌가루 등이 쓸려나와 흙탕물 색을 띠고 있다.

결국 올해는 상반기 수확기간 막바지인 7월 하순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마을주민들은 바지락을 캐러 나가지도 못한 채 손을 놓고 있다. 

주민들은 근본적인 생존권 보장 대책을 요구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한 상황이다. 

편 씨는 “저두 마을은 농토가 부족해 바지락 수확이 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사실상 월 200만 원을 손해보고 있는 셈”이라며 “터널 굴착과정에서 나오는 폐수에 돌가루가 섞여 나오는데 한 해 한 해 쌓이다 보니 영향이 크다. 바지락의 크기도 적고 개체수도 현저히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해 대전지방국도관리청에 관련 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권익위 관계자는 “오는 8월 8일까지 답변을 받기로 했다. 답변자료를 검토한 이후 주민, 공사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조사를 실시하려 한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보상여부와 방법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령해저터널은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14.1㎞를 잇는 보령~태안 국도77호 공사의 한 구간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진행 중이다. 

전체 공사는 대천항~원산도를 왕복 4차로 해저터널(6.9㎞)과 접속도로(1.1㎞)로 연결하는 1공구와 원산도~영목항을 왕복 3차로 해상교량(1.7㎞)과 접속도로(4.4㎞)로 잇는 2공구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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