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헌석의 예술계 산책] 박봉주 시조집 <광화문 촛불>

가람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봉주 시조시인이 5시조집 『광화문 촛불』을 발간했다. 1994년에 수필집 『작은 수첩으로 본 유럽여행』, 1시조집 『뜨락만한 여유』, 2시조집 『하늘동 산번지』, 3시조집 『꿈꾸는 삶이 아름답다』, 4시조집 『아름다운 감동』에 이어 대전문화재단의 우수작품집 지원을 받아 5시조집을 발간하였다.

리헌석 전 대전문인협회장·문학평론가 겸 아트리뷰어
박봉주 시인은 서문에서 <다시 시산(詩山)을 찾았다. 그러나 시산에 오를수록 발길을 잡고, 마음을 눌렀던 건 오랜만에 오르는 너볏한 시산이 아니라 왜나간 환경이었다. 세상의 좁은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연일 맛문할 텐데도 불구하고 촛불은 곰비임비 모여져서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곧 꺼지겠지 생각했지만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눈이 내렸는데도 오히려 그것들이 벗닿게 되었는지 더욱 거세게 타올랐다. 때로는 그 빛이 나의 양심이라고 생각을 했다. 때로는 그 빛이 하늘의 북극성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여러 일을 하는 가운데 한국 고유의 문학장르인 시조창작에 대한 열정을 밝혔다.

그는 시대의 아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조시인이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는 시인을 ‘잠수함의 토끼’라고 했다. 공기측정기와 공기정화장치가 발달하기 전의 이야기다. 잠수함의 공기가 탁해지는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잠수함에 토끼를 싣고 다녔다고 한다. 토끼는 공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토끼를 보면 잠수함의 공기를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처럼 시인은 시대의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잠수함의 토끼’인가?

촛불 한 개 밝혀지면
한 가정의
빛이 되고

촛불 한 개 모아지면
한 동네의
달이 되고

백만 개 촛불의 뜻은
한 국가의
길이 된다.
―「빛 달 길(광화문 촛불 7) 전문」

박봉주 시조시인(오른쪽)과 시조집 광화문 촛불
박봉주 시조시인의 작품 해설에서 이도현 시조시인은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박봉주 시인이 발간하는 시조집 '광화문 촛불'은 시대의 아픔을 달래고 조국발전의 동력(動力)으로 작용할 민초들의 함성을 촛불로 승화시킨 사랑의 노래로써 마침 우리 문학의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는 때에 즈음하여 우리 시조(時調)가 한국의 가락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전통시로 세계화에 가장 적합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 하겠다. 따라서 '광화문 촛불'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으리라 본다.>

<시조집 '광화문 촛불'은 한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미래 한국의 발전을 위하여 기도하는 ‘촛불 시조’가 주종을 이루었고 그 외 시인의 고향 사랑, 대전 사랑, 그리고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 예술의 영역까지 망라한 달빛 사랑, 다산(茶山) 사랑 등 69편의 사랑 노래가 담겨 있다.>

시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박봉주 시인은 현재 가람문학회 회장, 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 이사를 맡아 문학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그의 작품집 발간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 겨레의 자부심으로서의 시조문학 발전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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