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관계로 충북 보은에서 훈련..FA경기도 보은서

대전시티즌이 U-20월드컵이 대전에서 개최됨에 따라 클럽하우스를 떠나 충북 보은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대전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이 수난시대를 맞고 있다. 1부 리그(클래식)에서 강등돼 챌린지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리그 최하위 수모를 겪고 있다. 여기에 홈 경기장이나 클럽 하우스 마저 사용하지 못한 채 외지에서 머물면서 서러워하는 모습이다.

사연은 이렇다. U-20 월드컵을 주관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전시에 요구 사항이 담긴 협조를 요청 해 왔다. 요구 사항은 대전월드컵경기장 및 보조구장과 한밭종합운동장 등 3곳을 제공해 달라는 것이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조별리그 등 대회 경기를 위해, 한밭운동장 등은 연습위해 요구해 왔다.

이런 요구에 대전월드컵경기장이 홈 경기장인 대전시티즌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홈 경기장을 비워주는 것을 그렇다고 쳐도 숙소인 대전시티즌 클럽하우스인 덕암축구센터도 내주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드컵경기장내에 있는 구단 사무실도 경기가 있는 날에는 비워줘야 한다.

훈련이나 숙식 모두 어려움에 처한 대전시티즌은 부랴부랴 주변 도시들을 대상으로 임시 거처를 수소문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충남 아산은 소년체전 때문에, 천안은 U-20 월드컵 때문에, 보령은 잔디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모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 보은군에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왔다. 몇해전부터 축구장 등 시설을 마련해 놓은 보은은 대전시티즌과 협조해 훈련 경기장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기로 했다. 다만 숙식은 보은 지역에서 해결키로 했다. 숙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전시티즌이 무담하지만 훈련장은 보은이 무료로 제공하는 셈이다. 대전시티즌은 9일부터 보은에서 훈련 중이다.

대전시티즌 입장에서 보은군에게는 감사하지만 대전시에는 서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전시민구단임에도 대전시는 대전시티즌과 관련해 대책 마련이 부족했다는 것이 단적으로 입증됐다. 그렇잖아도 올 시즌 첫 5연패로 1승 3무 8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팀 사기가 저하된 대전시티즌 입장에선 반가울리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비단 대전만 그런 것이 아니다. U-20 월드컵이 열리는 전국 6개 도시를 연고지하고 있는 프로축구단 모두 같은 상황이지만 수원이나 제주, 전주 등 다른 구단의 경우 기업구단이다보니 상황이 그나마 낫다.

대전은 안방을 떠나 축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낯선 충북 보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오는 27일까지 훈련을 하게 됐다.때문에 대전시티즌에 리그 경기만큼이나 중요한 경기인 FA컵 5라운드 전남드래곤즈와의 17일 경기도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열리게 됐다.

대전시티즌은 대전시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진 못하고 있지만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티즌 관계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단이 있는 대전을 떠나 충북 보은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며 속내를 밝혔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월드컵 개최지 규정상 대회 개최지는 경기 20일전부터 사용을 못하도록 돼 있다"면서 "전국 월드컵 개최 도시가 동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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