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인생과 처세] <304>

‘운명’ 그 말속에서 풀지 못 할 수수께끼 같은 신비로움, 거역할 수 없는 그 어떤 절대적인 힘, 두려움과 공포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신탁(神託)을 받고 태어났다.’하였다. 다시 말해 인간은 스스로의 뜻이 아닌 신의 의지대로 살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 ‘오이디푸스왕’의 줄거리를 보면, 테베라는 나라에 ‘라이오스’왕과 ‘이오카스’ 왕비사이에 ‘오이디푸스’라는 왕자가 태어났는데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범한다.’는 신탁(神託)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안 왕은 오이디푸스가 태어나자마자 복사뼈에 쇠못을 박아 먼 산속에 버렸다.
이웃나라 목동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된 오이디푸스는 자라서 이웃나라 왕자가 된다.

세월이 흘러 자신의 과거를 알기위해 방랑길을 떠난 오이디푸스는 자기가 태어난‘테베’입구에서 어느 노인을 만나 시비를 벌이게 되고 결국 그 노인을 죽이게 된다.
그 노인이 바로 미복차림을 한 테베의 왕이었다.
그러니까 결국 신의 뜻대로 오이디푸스는 자기 아버지를 죽이게 된 것이다.
당시 테베에는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나타나 사람을 마구 잡아먹고 있었다.
여왕은 이 괴물을 죽이는 자에게 왕위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오이디푸스가 그 괴물을 죽이게 되고 공석중인 테베의 왕이 되어 자기 어머니인 왕비와 결혼까지 하게 되니 결국 신의 뜻대로 자기 어머니를 범하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흘러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알을 뽑아내고 고통 속에서 이곳 저 곳을 방황하다가 아테네로 돌아와 마지막 절규를 한다.

“이 오이디푸스에게 있어서 죄란 무엇입니까 나는 신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에 걸려들었을 뿐 나에겐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오이디푸스의 절규처럼 ‘우리 인간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신이 만들어 놓은 각자 운명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오이디푸스가 아닐까?’
신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 다시 말해 자신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는 신의 의지 즉 신탁(神託)을 ‘운명’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있겠다.

운명이란 무엇인가?

▴운명은 자기가 짊어지고 가야할 자기 몫이다.
운명이란, 인간의 자유의자가 작용할 여지가 없는 세계라고 정의해 보겠다.
그러므로 내게는 운명을 선택할 자유나 권리가 없다.
내가 원하건 원치 않건, 좋건 싫건 피할 수 없는 무조건 받아야 하는 자기의 몫인 것이다.
그리스어로 운명의 신을 ‘몫’이라는 뜻의 모이라(moira)라고 한다.
다시 말해 운명은 각자가 무조건 짊어지고 가야 할 자기의 몫인 것이다.

▴ 태어날 때 이미 명(命) 즉 목숨과 처지는 정해진다.
운명(運命)이라 할 때 명(命)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목숨과 처지를 뜻한다 하겠다.
 다시 말해 인간은 이 세상에 나올 때 세상에 나가서 어떻게 살다가 언제 돌아와라 하는 것이 정해져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태어난 년, 월, 일, 시 즉 사주(四柱)에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年, 月, 日, 時 該載定)하였다.
안타깝지만 흙수저, 금수저로 태어난 것도 다 각자의 운명에 의함이고 박복한 삶, 후복한 삶도 각자의 운명에 따라 정해진 삶이라는 것이다.
5월 9일에 선출될 이 나라 대통령도 이미 운명에 정해져 있겠으나 오직 신만이 알뿐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 성공과 실패는 명(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운(運)에 달려 있다.
태어날 때 정해진 명(命) 즉 삶의 처지나 목숨은 신의 영역이라 인간의 의지나 노력으로 고치거나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박복한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불행과 실패 인생으로 살아야 하며 후복한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행복과 성공인생으로 사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에 신의 또 하나의 섭리가 있다.

인생의 행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신이 부여해준 명(命)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주어진 명(命)을 운영(運)해 나가는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명이라고 할 때 명(命)앞에 운(運)을 둔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자기에게 주어진 명(命)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후복한 명(命)을 부여받았지만 자기 자신이 그 운을 다스리지 못해 누구보다 불행과 실패의 인생이 되지 않았던가.
또한 장애라는 가장 박복한 명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박복한 명을 굳센 의지와 노력으로서 잘 다스려 정상인도 이루지 못한 성공을 이루지 않았던가.

이처럼 후복한 명(命)도 운행을 잘못하면 즉 잘 다스리지 못하면 불행과 실패의 인생이 될 수 있고 박복한 명(命)도 운행을 잘하면 즉 잘 다스리면 행복과 성공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타고난 명(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명을 다스리는 운(運)에 달려 있음이라 하겠다.

▴ 답은 ‘진인사 대천명’이다.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노력을 다하지만 그 일이 뜻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일은 인간이 꾀 하지만 그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이기 때문이다.
(謀事在人 成事在天)
다시 말해 인간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뿐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길 뿐이다.
(盡人事待天命)
그렇게 인간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하늘이 감동하여 이루어주실 것이다.
(至誠感天)

▴그렇다. 하늘이 내려준 나의 명(命)을 어떻게 운전하느냐(運)에 나의 인생이 달려 있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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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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