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안희정 지사, 복귀도 전에 불거지는 ‘측근인사’ 논란
4일 충남도는 충남도립대(구 청양대) 신임 총장에 허재영 대전대 교수, 구본충 현 총장, 이준원 공주한일고 교장(전 공주시장) 등 3명의 후보자 가운데, 충남지방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의 자문을 통해 허 교수로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사실 도청 내에서 허 교수의 내정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앞서 남궁영 행정부지사는 지난달 초 도청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관료’출신이 아닌 ‘교수’ 선임 가능성을 시사했고, 압축된 3명의 후보 중 구본충 현 총장은 관료출신이며 이준원 교장은 새누리당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 교수의 내정이 현실화 되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는 도 금강비전위원회 위원장과 정책자문위원장, 서해안비전기획단장, 금강물고기 집단폐사 민·관함동조사단장, 4대강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안희정호 충남도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최근 조기대선 국면에서는 안 지사 캠프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해왔다. 대선공약 자문 활동은 물론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안 지사 캠프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참여했다. 공식적인 지지선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공중파 뉴스(TJB)에 안 지사를 지지하는 인터뷰 내용이 방송된 적도 있다. ‘측근인사’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안 지사호 충남도는 매번 산하기관 인사가 이뤄질 때 마다 ‘회전문인사’, ‘낙하산 인사’, ‘측근인사’ 등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지적받아 왔다.
지난해 10월 김동욱, 김종문 도의원이 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최근 5년간 퇴직한 지방서기관(4급) 이상 공무원 중 도 산하기관에 재취업한 사람은 17명에 달했다. 충남개발공사, 충남문화재단, 백제문화재추진위원회,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역사박물관, 충남연구원, 충남테크노파크, 충남청소년진흥원장 등에 골고루 포진돼 있었다.
최근에는 통합체육회 사무처장에 고위직 공무원 출신을 임명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국민일보는 지난달 6일자 ‘대선주자 검증 리포트-안희정’ 보도에서 “안 지사는 ‘대연정’ 공약으로 지지를 얻고 있지만 지난 도정에서는 요직에 측근 인사를 주로 기용하면서 ‘연정’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고 평가했다.
도 관계자는 “충남도립대가 일반 사립대와 달리 ‘도정’과의 연계성이 중요한 만큼 도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도 높게 반영된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크게 설득력 있게 들리진 않는다. 오히려 “주변에 측근만 있는 상황에서 안 지사가 강조하는 ‘혁신’이 가능하겠냐”는 역공의 빌미만 줄 뿐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김용필 도의원(예산1, 국민의당)은 <디트뉴스24>와의 통화에서 “측근 챙기기는 그만 두고 도민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주변에 'Yes'만 하는 사람들만 생길 것”이라며 “의회 차원에서도 이 부분을 촉구하겠다. 특위를 구성해서라도 산하기관장들이 적합한 지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선판에서는 ‘대연정’을 화두로 던졌던 안 지사가 유독 충남도정에서는 ‘측근’들만 선임하고 있는 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