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열 출마 선언, 정운찬·이인제 등과 연대 모색할 수도

충남 금산 출신인 유한열 충청향우회 중앙회 총재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세월호 인양작업이 한창인 팽목항 현지가 방송을 통해 중계되던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80세 노(老) 정객이 주변사람들과 함께 들어섰다. 바로 유한열(79) 충청향우회 중앙회 총재다.

5선 국회의원(10~13대, 16대)을 지내고 정계를 떠났던 그가 향우회 행사장이 아닌, 국회 정론관을 찾은 점도 의문이지만, 더 큰 의문은 그 다음이었다. 회견 목적이 다름 아닌 대선 출마 선언이었기 때문. 소속은 ‘개혁국민신당’이다.

5선 출신 노정객 대선 출마 "보수단합, 1차 당면 과제"

유 총재는 회견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자유의 전사(戰士)를 필요로 한다는 절박한 심경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우리는 5월 대선을 치르게 됐는데, 한국 보수세력은 원하지 원치도 예상도 않았던 사태다. 조기대선은 좌파 집권 작전의 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의 선동 후 촛불데모 불길이 오르는 건 15년 내내 계속된 촛불데모의 공식”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걷어차고 친중(親中)으로 가는, 그래서 다시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조선(朝鮮)으로 돌아갈 좌파의 어리석은 질주를 허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의 1차 과제는 보수의 단합이다. ‘보수단합’이라는 승리의 바탕을 마련하는 일을 당면한 1차 과제로 해 정치에 다시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 뒤 유 총재는 충청향우회 총재직 유지 여부를 묻는 <디트뉴스24>의 질문에 “그렇다. 그건(향우회 정관) 출마와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향우회장직 유지 공정성 시비 가능성, 이면적 의도 '의구심'

하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출향인 모임의 수장이 직(職)을 유지하면서 대선에 뛰어든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 공정성 시비를 비롯해 이면적 의도가 있는 것 않느냐는 의구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일각에서는 유 총재가 출마선언을 통해 ‘보수 단합’을 강조한 만큼, 대선 완주보다는 보수진영 후보들과의 연대를 모색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자유한국당 경선에 참여 중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충청권 출신 대선 주자들이 대표적이다.

이인제-정운찬 등과 연대 모색할 듯..양 측 공식 입장 없어

유 총재가 금산 출신이고, 이 전 최고위원 전 지역구가 논산·계룡·금산이란 점에서 연고성이 겹치고, 정 전 총리와는 최근 충청권 행사장에서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총재는 “정운찬 전 총리와는 지역 모임에서 요즘 자주 만나지만, 따로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따로도 만나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나 정 전 총리 측에서는 유 총재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지역 모임을 자주 찾기 때문에 유 총재와 마주치긴 하지만, 따로 만난 적은 없다. (정 전 총리는)유 총재가 오늘 출마 선언을 한 줄도 모르고 계시다”며 사전 교감 설에 선을 그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이날 충청향우회 역대 회장단 오찬 모임에 참석했지만, 유 총재는 현직이라는 이유를 들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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