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의 리옹리포트] 눈으로 직접 확인한 변화

리옹 꽁플리옹스confluence

트램과 같은 강력한 대중교통노선이 도입되면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과 도심산업단지, 도심재생사업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리옹에서는 트램노선을 중심으로 꽁플리옹스(Confluence·T1), 까르드수아(Carre de Soie·T3) 등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이런 공간들은 시민들의 주말휴식공간이자 외국인들에게는 꼭 들러야 하는 코스가 되었다. 리옹에 머무는 동안 꽁플리옹스에 세 번 갔었다.

이재영 전 대전시 대중교통혁신추진단 부단장.
매번 다른 전시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외관에다 숀(Saone)강과 혼(Rhone)강 사이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자연경관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상설전시관, 컨벤션, 자연사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는데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참 좋은 장소였다.

리옹에서 트램의 효과는 도시개발사업 외에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빠끄 떼끄놀로지끄(Parc Technologique·T2), 작 데 골느(ZAC des Gaulnes작 데 골느T3) 등 산업단지가 트램사업 이후에 개발되었고 베니슈(Vénissieux), 브아불랑(Vaulx-en-Velin), 리우라파파(Rilleux-la-Pape) 등 도심재생사업도 트램노선과 함께 진행되었다.

리옹시가 자랑하는 이 모든 사업들이 트램 사업과 연계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사업들은 트램 사업과 함께 구상된 사업들이었기 때문에 연계추진이 가능했던 것이다. 만약, 트램사업을 토목사업쯤으로 인식하고 단독으로 시행했다면 도시철도와 연계된 도심재생의 효과는 남의 얘기가 될 수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트램노선 주변으로 시행된 대형사업, 산업단지, 도심재생사업 등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성과는 대기오염부문이다. 리옹에서 머무는 동안 거의 매일 조깅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운동보다는 상쾌한 공기를 맘껏 흡입하고 싶었다. 미세먼지로 자욱한 하늘을 보며 공사할 때나 쓰는 방진마스크를 아이들 입에 재갈 물리듯 채워주었던 기억에 대한 보상차원이었다.

비교전문사이트(numbeo)를 통해서 대전시와 리옹시의 미세먼지를 비교하면 PM2.5기준으로 각각 22㎛/㎥와 14㎛/㎥로 약 2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리옹시의 공기가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자가용 이용이 절정기였던 1990년대 후반에는 대기오염도 절정기였다. 그러다가 구체적으로 대기오염지도를 작성하고 연중 35일 이상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원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계획을 세웠는데 그 종합판이 대중교통체계혁신과 맞닿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 2013년에는 2004년 대비 PM2.5가 23%, 아황산가스가 83% 감소한 것이었다. 
  우리에겐 한 동안 서유럽의 자전거정책을 베껴다 쓴 기억이 있다. ‘녹색의 총아’라며 귀가 따갑도록 떠들어대던 때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요즘 조용한 것이 자전거정책 아니던가? 유럽에서 자전거는 변함없이 훌륭한 친환경수단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왜 유독 한국에 와서 지리멸렬하고 있는 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숲을 보아야 하는데 나무만 보았고 숲속으로 깊이 들어가 나무를 보아야 할 때는 정작 나무를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다음부터는 계획과 추진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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