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의 행복한 인성이야기]

김종진 동화작가 심리상담사


‘미안해’ 라는 말은 사회성을 표현한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에게는 잘 쓰지 않는 말 중 하나이다. 자식에게도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줄 알아야한다. 가정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형성되는 사회성은 가정 밖인 학교와 같은 사회, 국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발판이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그에 비해 정신적으로 황폐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법칙은 성장이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불신의 풍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한다. 반성과 화해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가득할 때 인정과 인성은 되살아나고 아름다움이 꽃핀다. 미안해하는 마음, 반성하고 사과하는 마음은 인간성을 회복하고 사랑을 꽃피우는 일이다.

 칭기즈칸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것은 다른 세계를 더 많이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었고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뒤따랐다. 칭기즈칸이 많은 영토를 정복하고 위대한 영웅이 된 것은 결코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대제국의 황제였지만 그는 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언젠가 나의 아이들이 말했다. “엄마는 다른 사람들보다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내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선생님은 왜,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왜 어른이 미안하다고 해요?” “우리 엄마는 나보고 미안하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생각해보니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쓰고 사는 것 같다. 어른들의 관계에서 사소한 일로 진정으로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사용 할 때가 많다. 그러나 관계를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미안하다고 한 적도 있다. 지도하는 학생들이나 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쓸 때는 모두 진심이었다. 아이들이 생각하지도 못하는 아주 작은 것을 잘못 생각하거나 행동했을 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아이들은 나의 진심을 알아차린다. 엄마나 아빠 어른들이 잘 안하는 ‘미안’하다는 말을 나로부터 듣기 좋아했다 그리고 수업 중이나 쉬는 시간에 자신의 작은 잘못에 자존심 내세우지 않고 미안하다는 말이 좋은 습관이 된 아이도 있다. 가끔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미안하면 다냐?”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데.” 보다는 수업 분위기도 좋았고, 친구들과의 우호적인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자신이 잘못한 일을 글쓰기로 시켰을 때 처음에는 “전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하나 둘씩 발표한다. 내면에 꽁꽁 숨어있던 잘못을 찾아내기 시작한 아이들이 많아졌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자신의 잘못을 잘못인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거짓말을 하고도 거짓말이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자기 합리화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 ‘미안’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당신의 기분은 맑아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밝아질 것이다.

 서로 비슷한 상황에서 다툰 후 먼저 사과 하는 사람은 잘못을 해서라기보다는 상대를 아끼는 마음에서다. 상대방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용서를 구한다. ‘내 탓이오’를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이 되고 내 잘못으로 인정하고부터 ‘미안하다’라는 말을 사용하기는 식은 죽 먹기다.


김종진 동화작가 심리상담사
소크라테스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라고 강도가 센말을 했다. 반성은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생각해보고 뉘우치는 것을 말한다. 잘못을 한 것도 문제가 되지만 뉘우치지 않는 것은 죄가 된다. 자녀에게 가치 있는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면 반성하는 태도부터 가르쳐야 한다. 반성도 학습되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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