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100만 국민의 울림과 평화적 봉기 메시지

국가적 재난, 아니 대재앙 앞에 처한 이 나라의 앞날은 누가 답해야 할까? 촛불이 올바른 곳에서 올바르지 않은 곳을 밝게 비추고 있다.
#1 매주 금요일마다 빌린 시의 시민들은 장벽까지 걸어가서, 돌도 안 던지고 어떤 무력행위도 없이 항의시위를 한다. 이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반응이 과연 어떤지를 나는 주시했다. 이스라엘 정부 당국은 이 시위를 ‘비폭력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야 이런 비폭력 행위를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으리라. 무엇보다도 압제에 반대하는 전 세계인의 지지와 이해와 후원을 불러일으키는 비폭력의 효과 앞에 당혹스러워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 터이다. 스테판 에셀-<분노하라> 중

#2 세월호가 침몰된 이후 우리가 충격을 받은 것은 선장과 선원의 파렴치한 직무 유기, 청해진해운의 위법적 이윤 추구,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유관 관민기관의 흑막 때문만은 아니다.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사고 발생 이후 인명 구조에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과 그 인사들의 어이없는 작태 때문이다. 황종연-<국가재난시대의 민주적 상상력> 중

#3. 플라톤의 <국가론>중에 이런 말이 있다. “상호간의 계약에 있어서 올바른 사람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취하는 법을 보지 못했으며, 세금을 낼 때도 같은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올바르지 않은 사람은 항상 적은 액수를 내고, 국가로부터 무엇인가 받을 때는 올바른 사람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사람은 누구보다 많이 가져갑니다.”

#4. 세 권의 책이 전하려는 공통의 메시지는 다름 아닌 ‘정의(正義)’다. 정의란 무엇인가. 개개인마다 정의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이 나라 작금의 현실 속에서 정의란 ‘무능한 국가권력에 대한 분노’라고 정의(定義)내리고 싶다.

지난 주말, 100만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광화문 거리에서 촛불을 들진 못했어도 마음속에 촛불을 켰던 국민들까지 합한다면 그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은 ‘개’나 ‘돼지’가 아닌, 이 땅의 민주주의가 최소한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아는 ‘깨어있는 민중들’이다. 집회의 현장에서도 그들은 ‘평화적 봉기’를 했다. 폭력보다는 비폭력의 희망을 노래했다. 이 땅의 민심은 그렇게 들불처럼 일어나 ‘분노’했다.

2년 전, 300명에 달하는 인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도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위기에서 건져내지 못했다. 올바르지 않은 사람들이 끼친 국정 농단이란 참극에 열심히 공부했던, 열심히 일했던, 열심히 세금 냈던 올바른 사람들을 ‘길가에 버려지게’ 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정의를 외치게 했다. 자, 이제 국가적 재난, 아니 대재앙 앞에 처한 이 나라의 앞날은 누가 답해야 할까? 촛불은 오늘도 올바른 곳에서 올바르지 않은 곳을 향해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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