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의 눈] 안 지사가 대통령이 되려면 필요한 것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권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그런데 왜 그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고 붕 떠있다는 느낌인지 모르겠다. (안희정 지사 페이스북)
안희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좀 더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부화 직전의 병아리가 달걀껍데기를 깨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 같은 요동이 느껴진다. 그런데, 왜 그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하고 마치 '붕 떠있다'는 느낌인지 모르겠다.

충남지사 안희정이 대통령이 되고 싶나 보다. 그의 절친인 박수현 전 국회의원이 공보 담당을 자처하고 나섰다. 말로는 "안 지사는 내년 대선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언론인들이 잠정적 대권 후보로 대우해 주고 있다"고 한다.

그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 "시대를 교체"하고, "친문도 비문도 뛰어 넘겠다"는 말은 안희정 본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또 그 말은 공직자 신분인 도지사가 할 말도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풀어야할 숙제, 인재풀 한계 극복과 도정 집중력

대선캠프가 꾸려지기 전까지, 혹은 그 이후까지 활동할 공보라인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대변인 박수현 전 의원은 '뼛속까지' 안희정 계다. 지난 2010년 안희정이 첫 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총괄선거대책본부장, 2014년 두 번째 출마 때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공보특보는 문재인 캠프에서 부대변인을 지낸 김진욱 전 대표실 부실장이다. 당내 현역 가운데는 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과 정무부지사를 한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에 불과하다. 지역을 넓혀도 32년 지기인 정재호 의원(경기 고양을)정도다.

충남 공주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이 절친인 안희정 지사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나섰다. (박수현 전 의원 페이스북)
'과연 이 정도로 될까?'라는 의문이 자꾸 든다. 엄밀히 구분하면 이들의 큰 가지는 '친노(친 노무현)'다. 친문과 비문을 뛰어넘겠다면서 친문과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로 참모진을 꾸리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견된다.

하나 더, 안희정은 '충청대망론'이란 말에 부정적이다. 지역주의 정치를 비판한다. 그는 얼마 전 관훈토론회에서 '충청대망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통합과 미래를 향한 지도자를 지역에 가둬놓는 어법이다. 동의하지 않고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럼 지금 공보와 참모진 대부분이 충청도 사람들이라는 건 어찌 설명할건가.

그는 24일과 25일, 27일 건국대와 수원시청, 연세대 강단에 각각 선다. 거기서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왜 잠잠하나 싶었던 '강연정치'를 재개한다. 선거를 앞두고 웬만한 후보라면 다 한다는 책도 낸다. 온라인 활동도 변화를 줬다. 페이스북 커버를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고 찍은 사진으로 바꿨다.

인재풀 한계에 도정 누수 생기면 성공한 도지사도 안 돼

그래도 2% 부족감은 해소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건 그가 아직 '충남도지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로 6년째 도지사를 하고 있고, 대통령이 되려고 마음먹은(말마따나 아직 선언은 안했지만) 사람 주변에 왜 인재가 없을까.

그가 처음 도지사가 되고 나서도 인재풀 활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정무라인 인사 기용과 각종 행사 참석자 선정을 참여정부 출신 중심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2010년 7월 세계대백제전 개·폐막식 총감독으로 참여정부 당시 문화관광부장관을 역임한 김명곤 씨를 선임했고, 2010년 세계대백제전 종합보고회 주요 패널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초청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찾아 떠나는 정치 아닌, '찾아오게' 만드는 정치해야

성공한 도지사로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면 사람들을 찾아 떠나는 정치가 아닌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정치를 해야 한다. 외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치가 우선이다. (안 지사 페이스북 커버사진)
그때 정무부지사와 비서실장이 바로 참여정부 출신 인사였던 지금의 친위대원(김종민·조승래 의원)다. 때문에 다양한 계층의 인재풀을 갖추는 것이 대선을 준비하려는 안희정에게 필요하다. 대선은 도지사를 뽑는 선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국민들이다. 또 도지사에게는 도민들이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도정에 누수가 있어선 안 된다. 논어에 '근자열(近者說) 원자래(遠者來)'라는 말이 있다. 정치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고, 멀리 있는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안희정과 가까이 있는 충남도민들은 과연 기뻐하고 있는가? 차세대 리더 1위에 뽑힌 도지사를 도민들도 기뻐하고 있느냐는 얘기다. 그가 진정한 차세대 지도자라면, 굳이 강연을 하러 다니지 않아도 멀리서 그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내치에 충실해야 외치도 이루어진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