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작업 등 심한 경우 가벼운 주먹도 쥐기 어려워

# 50대 주부 김 모씨는 평소 손목이 시큰하며 손가락 끝까지 저릿한 느낌이 있었으나, 가볍게 생각해 무심코 넘겼다. 그런데 추석연휴를 맞아 명절 음식 준비에 손님까지 치루느라 무리한 탓인지 가벼운 주먹도 쥐지 못할 만큼 극심한 통증이 왔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Carpal tunnel syndrome)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초기 관리와 치료가 중요한 수근관증후군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정강재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중년여성에게 가장 흔한 수근관증후군

수근관(손목터널)이란 손목 앞부분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로 둘러쌓인 좁은 통로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팔과 손을 잇는 9개의 힘줄과 1개의 신경이 지나가는데, 이 신경은 정중신경(median nerve)이라고 해서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 절반의 감각과 엄지와 다른 손가락을 서로 맞닿게 하는 운동에 관여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정강재 교수
수근관증후군은 이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이 부분의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50%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 질환 중 가장 흔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반복적으로 손목과 손을 사용하는 작업(가정주부, 음식업, 드릴작업, 컴퓨터 작업 등)에서 손목의 스트레스로 인해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손목 관절의 골절이나 탈구, 류마티스관절염 또는 외상으로 인한 부종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임신 중에만 일시적으로 이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지만 55세 이상 중년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한다.

심할 경우 가볍게 쥐는 동작도 어려워
일반적으로 수근관증후군 환자는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에서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 저림, 이상 감각이나 무감각을 호소한다. 전형적으로 밤에 더 증상이 악화돼 불편을 호소하게 되며, 종종 저린 증상을 떨치기 위해 강하게 손을 흔들게 된다.

질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저린 증상이나 감각이상은 덜해지지만 엄지손가락 아래의 손바닥 근육(엄지두덩근)의 위축이 나타나 한쪽 손에만 수근관증후군이 있을 경우 다른 쪽에 비해 엄지두덩근이 푹 꺼져있는 듯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손가락 및 손바닥이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일반적으로 실제적으로 부어있지는 않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도 흔히 관찰된다. 손가락이 화끈거리고 아침에 손이 굳거나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신경의 압박과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가벼운 주먹을 쥐는 것도 어려울 만큼 운동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가진단은 양손의 손가락을 아래로 한 채 양쪽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최대로 구부린 후 1분간 계속 있을 때(Phalen 검사) 손가락이 저려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재활치료학과 정강재 교수는 “자가진단만 의존하기 보다는 수부(손바닥과 손가락)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여러 질환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확진을 위해서는 근전도 검사가 필요하며, 이외에도 전형적인 임상증상, 감각 및 엄지두덩근육의 약화 및 위축, 기타 이학적 검사(phalen’s test, tinnel’s test), 야간에 나타나는 통증증상 등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충분한 휴식과 올바른 자세로 예방
일상생활 중 손목의 사용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수근관증후군을 가볍게 여겨 치료를 미룰 경우 증상이 악화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손가락의 저린감이나 무감각등의 증상이 지속되지 않고, 증상이 발병한지 1년 이내 이면서, 엄지손가락과 손바닥이 이어지는 부위인 무지구 근육의 위축이 없을 경우에 시행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난 환경을 적절히 제한하는 것이며, 그 다음으로 부목이나 손목보호 등을 착용할 수 있으며, 그 외에 소염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 수근관 내에 스테로이드 주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  80%에서 증상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60% 정도에서 재발할 수 있으며 6주내에 재발증상이 있거나, 6개월내에 보존적 치료와 2번이상의 주사치료에도 재발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는 수근관(손목터널) 위쪽의 덮개에 해당하는 부분을 일부 절개하여 통로를 넓히는 것으로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며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동안 무거운 것을 들거나 쥐어짜는 손동작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막기 위한 적절한 작업환경으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손목을 장시간 구부리거나 펴는 것, 꽉 쥐는 동작을 지속하는 것을 피해야하는데 예를 들어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고개를 똑바로 들고 등과 가슴을 곧게 세우며 팔꿈치를 중심으로 팔의 각도가 90도로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우스 사용 시에도 손목을 고정시킬 수 있는 손목받침대를 사용하면 손목 꺾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요리 준비로 칼질 등 반복적인 손목사용을 할 경우에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야 하며, 일하기 전 후 손목 스트레칭을 충분히 시행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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