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277>

한 수레의 무기를 가지고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치 안 되는 짧은 쇠붙이(寸鐵)로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殺人)
수백 권의 책이나 장광설(長廣舌)로서만이 사람의 마음이나 영혼을 바르게 하고 깨달음과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한 치 안 되는 말이나 글로서도 깨달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성현의 말씀과 고전의 글귀 속에서 삶의 교훈과 지혜를 찾아보기로 한다.

▴ 권세에 아부하는 자, 만고에 처량하다.
사람으로서 양심과 도덕을 지키며 살고자하면 세속의 불의와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때로는 외롭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게도 된다.
세속의 불의와 타협하고 권세에 아부하게 되면 덕분에 부귀한 삶을 누리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이후에 닥쳐올 만고의 처량함이다.
즉 영원히 욕됨을 면치 못하고 처량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의롭지 않은 부귀(富貴)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아 오래가지 못한다.’하였다.
도리어 나를 파멸시키는 비수가 된다 하였다.

‘불의와 타협하고 권세에 아부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 그것이 만고에 처량함이 되는 달콤한 독인 줄 어찌 모르는가!’
그렇다.
정도를 지키며 사는 자 한 때에 쓸쓸할 뿐이지만 권세에 아부하는 자 만고에 처량함인 것이다.(棲守道德者寂寞一時, 依阿權勢者凄凉萬古)

▴ 사물 밖의 사물을 보라.
사물에 대한 달관의 경지에 이르려면 사물의 한쪽만 아니라 양쪽 면을 다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사물의 순기능뿐만 아니라 역기능까지 다 볼 줄 알아야 한다.
 돈이나 권력은 적당하면 인간의 행복과 국가유지를 위한 순기능작용을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인간의 행복을 파괴하고 국가를 무너뜨리는 역기능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돈이나 권력의 순기능만 보지 말고 역기능도 보아서 지나치거나 집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돈이나 권력에 집착하게 되면 자기 자신이 돈이나 권력의 노예가 되어 끌려 다니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돈이나 권력으로 인하여 불행해지고 파멸하게 되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역서 속 수 많은 영웅호걸이나 정략가들이 세상을 경륜하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자기를 다스림에는 실패하여 즉 돈이나 권력의 노예가 되어 결국 비명횡사로서 자기의 명(命)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사물 밖의 사물을 본다.(達人, 觀物外之物)
즉 돈이나 권력의 역기능까지 꿰뚫어 절대 돈이나 권력에 집착하거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죽은 뒤의 몸을 생각하라.’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명에를 지키며 살기 어렵고, 죽어서도 영원히 그 명예를 보전하기 어렵다.’하였다.
그러므로 인생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살아 있을 때의 삶만 생각하지 않고 죽은 후의 삶 즉 자신에 대한 평가나 명예까지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일로 이어지는 오늘의 삶, 내세로까지 이어지는 현생의 삶이 정도(正道)의 삶으로서 부끄럽지 않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떳떳한 내일, 명예로운 내세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그렇다.
인생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죽은 뒤의 몸까지 생각한다.(達人, 思身後之身)

▴ 걸림 없이 살 줄 알라.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雜寶藏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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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김충남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토요반)
B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4시 ~ 17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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