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년여 분양률 22% 불과…수도권규제완화 ‘직격탄’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충남 당진시가 석문면에 조성된 석문국가산업단지(이하 석문산단)의 저조한 분양률로 애를 먹고 있다. 준공된 지 2년이 지나도록 분양률은 고작 22%에 불과한 실정이다.

11일 시에 따르면 석문산단은 석문면 매립지 1201만1613㎡(364만평)에 1조4878억 원을 투입해 854필지 용지로 조성했다. 

지난 2013년 1단계 산업지구가 준공됐고, 2단계 산업지구도 2014년 공사를 마친 상태에서 분양을 진행했지만 입주기업은 8월말 현재 18개(분양률은 22%)에 그치고 있다. 면적대비 분양률로 따지면 석문산단은 충남도내 150개 산단 미분양면적의 64.3%나 차지한다. 

저조한 분양률의 이유에 대해 시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당진시가 천안·아산과 함께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면서 타지역에 비해 지방투자 촉진보조금과 설비투자 보조금 등이 적은 것도 기업들로부터 외면 받는 주된 이유다.

실제 당진시의 경우 토지매입 지원금액은 9%로, 인근 예산군(30%)이나 태안(40%)에 비해 훨씬 낮다. 설비투자 보조금도 도내 타 지자체(14%)나 우대지역으로 분류된 태안(24%)에 비해 적은 11% 이내로 돼있고 유치업종도 제한돼 있어 기업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신 석문국가산업단지 모습. 저조한 분양률이 장기화 되면서 어려움을 겪고있다.

특히 산단 내 공공시설물을 사업시행자인 LH로부터 인수받아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시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공원·녹지, 야구장·축구장·족구장·풋살장 등 체육시설, 8만8000여m의 도로, 우수관로, 배수펌프장, 폐수처리장, 화장실 등의 관리비용만 연간 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계획대로라면 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지방세로 시설관리비를 충당할 수 있지만, 분양률이 저조한 현 상황에선 시비로 부담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인수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했지만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기업유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외부적인 요인이 워낙 큰 탓에 좀처럼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가세하고, 시와 LH 등이 분양활성화협의체를 구성해 업종제한 완화, 입주기업 중도금·잔금 이자 면제, 분양가 인하 방안, 부동산중계수수료인상 등 자구책을 고민 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LH가 분양가를 3.3㎡당 72만 원으로 타지역보다 비싸게 책정하고, 수도권 규제완화와 장기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투자수요가 감소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와 MOU를 체결했다던가 유치를 희망했던 수도권의 기업들이 다시 유턴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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