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콕티비 ‘천안뉴스 한방’ 안종혁, 공훈택

천안시민만을 위해 천안소식만을 종합해서 해설하는

“매일 아침 샤워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듣는데, 문득 천안시민이 천안 소식만 다룬 뉴스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지역뉴스를 검색하면 중복되는 것이나 별 관련없는 것까지 걸러 가면서 찾아야 하잖아요. ‘천안뉴스 한방’을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콕티비 안종혁 대표는 ‘천안뉴스 한방(이하 천안한방)’의 첫 제작 동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전 티브로드 중부방송 기자 겸 앵커 출신인 안 대표는 서울문화방송 시사교양국 연출 등 언론계에서 활동하다 미디어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Multi Channel Network) 업체인 콕티비를 운영 중. 

“그동안 언론계에 대한 염증과 매너리즘, 지역 언론 역할에 회의를 느껴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미련이 있었나 봐요.(웃음) 천안한방의 경우 언론보도들의 뒷얘기와 다루지 못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이것이 지역사회에 유익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됐죠.”

안 대표의 파트너 공훈택 진행자는 천안한방의 장점을 기존 언론사가 꺼내지 못한 숨겨진 이야기까지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천안신문, 충남시사신문 등 천안의 지역신문에서 10여 년간 활동해 온 전직 기자로, 지난 1년여 간 제조업으로 직종을 바꿨다가 최근 천안한방에 합류하면서 다시 언론계로 컴백했다. 

두 전직 언론인이 합심해 탄생한 천안한방은 평일 낮 4시부터 페이스북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어느덧 32회를 맞으면서 제법 모양도 갖춰가고 접속자와 댓글도 조금씩 늘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날것' 전달 위해 생방송 고집…지역소식 전문방송 롤모델 되길

천안뉴스 한방 생방송 영상.

글로 뉴스를 전달해왔고 기승전결, 6하 원칙에 맞춰 완성된 문장만을 사용하던 습관이 오히려 천안한방에서는 순발력이 필요한 순간에 말문이 막히고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때로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읽다가 지루하다는 쓴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도입한 것이 ‘뿅망치’. 실수를 하거나 지루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서로에게 벌칙으로 한 때씩 때리고 있다. 꽤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낯선 환경에서 실수를 연발하면서 생방송을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두 사람은 먼저 천안한방이 ‘날것’ 그대로 접하는 신선함이 강점이라고 내세운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어가는 언론계의 현실을 꼬집기라도 하듯, 어찌 보면 우스워 보일지언정 실수와 취재과정을 생방송으로 그대로 보여준다. 

방송 중 취재기자나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궁금증을 묻기도 하고 언론계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의심스러운 점을 과감하게 지적한다. 이 역할은 주로 최근까지 언론계에 몸담았던 공훈택 진행자의 몫이라고 한다.

“우리 캐치프레이즈가 ‘진실이 오가는 관계, 진심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흔히 말하는 메이저 언론의 뉴스를 온전히 믿지 못하게 됐잖아요? 음모론도 많고.. ‘우린 최소한 그러지 말자. 의심 가는 부분이 있으면 다 떠벌리자’ 이런 뉴스를 하고 싶었습니다. 둘 다 언론 경험을 통한 인맥과 정보가 있기에 가능했죠. 정제되지 않았지만 꾸미지 않은 그대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궁금한 것이 수익. 초반이다 보니 알려지지도 않았고 광고수익도 없다. 오히려 방송을 준비하느라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으로 경제활동에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듯싶다. 그럼에도 이들은 천안한방을 고집한다. 안 대표는 ‘천안시민만을 위한 뉴스’가 그 이유라고 강조한다. 

“아직 돈보다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요. 천안한방도 장기적으로 맛집, 멋집 탐방도 계획 중인데 광고료 보다는 고마움의 뜻으로 협찬을 받는 정도로 기대하고 있어요. (웃음) 주위에서는 돈도 안 되는 방송을 왜 하느냐고 묻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뉴스가 너무 중앙 위주라는 거죠. 유럽처럼 지방자치가 잘 돼있는 곳은 지역소식만 다루는 방송과 매체가 있거든요.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해서, 나중에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방송이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 대표의 바람대로 대한민국 24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각각의 한방뉴스가 만들어지는 날을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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