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결과 최대 450원 인상 제안…"생활물가 비싼데" 이견도

용역 결과 리터별 10원~450원 인상 제안… 시, 소비자물가심의위서 최종 결정

세종시가 내년부터 종량제 쓰레기봉투 값 인상을 추진한다. 현재 주민부담률(14.2%)이 환경부가 제시한 도농복합시 기준(40%)보다 턱없이 낮고 배출자 부담 원칙으로 볼 때도 인상이 타당하다는 것.

다만 세종시 물가가 타 시‧도보다 높고 지난 4년간 시민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감소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상 시기와 인상 폭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춘희 시장은 11일 보람동 본청에서 107차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와 관련한 입장과 계획을 설명했다. 최근 (재)한국산업관계연구원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과 권역 확대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세종시 주민부담률 14.2%… 환경부 가이드라인 40% 못 미쳐

환경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주민부담률은 40%. 세종시는 이보다 턱없이 낮은 14.2%에 머물고 있다는 게 용역결과다.

실제 세종시의 종량제 봉투 값은 ▲100리터 1800원 ▲50리터 900원 ▲30리터 510원 ▲20리터 340원 ▲10리터 170원 ▲5리터 80원 ▲3리터 50원 ▲2리터 40원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20리터 기준으로 보면, 경남 양산시(950원)와 경기 의왕시와 전북 익산‧전주시(각 800원), 인천 남동구(750원), 경기 남양주시(740원), 경남 창원시(700원)보다 2배 이상 낮다. 지난 2003년 옛 연기군 시절 21.4% 인상 이후 봉투 값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

한국산업관계연구원, 내년부터 25% 요금 인상 제안, 그러나…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 현 요금보다 2017년 25%, 2018년 50%, 2019년 75%, 2020년 100%까지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이 안이 현실화되면 당장 내년부터 100리터 봉투 값은 2250원으로 450원 올라가고, 2리터와 3리터는 각각 10원씩 높아진다.

종량제 봉투값이 오르면 시민들 입장에선 불만일 수밖에 없다. 우선 지난 4년여 간 시민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이 줄거나 보합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1년 기준 1인당 약 12kg에서 지난해 8.53kg까지 꾸준히 줄었고, 음식물류 폐기물은 3.34kg에서 부침을 겪다 지난해 다시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재활용품 쓰레기 발생량도 1.65kg에서 1.24kg까지 감소했다.

시민 1인당 전체 생활폐기물 발생량도 2011년 17.8kg에서 매년 줄다가 지난해 13.8kg까지 내려갔다.

음식물류 폐기물은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신도시에서만 음식점이 800개를 돌파했다는 점이 고려 사항이다.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체감물가 요인을 감안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뜩이나 비싼 임대료가 외식비용과 생필품 가격 상승을 초래해왔던 게 사실.

오히려 현재 생활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보완해 처리비용을 줄이고 범시민 생활폐기물 줄이기 캠페인 등을 벌인 뒤 그 효과를 보고 인상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소비자물가심의위원회, '적정 인상가' 결정

시는 통합적인 수거체계 개편과 민간 청소업체의 대행 권역을 조치원읍까지 확대하는 한편, 쓰레기를 덜 버리는 문화를 만들고 일반과 음식물이 뒤엉킨 채 배출되는 자동크린넷 시스템의 보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춘희 시장은 “타 시‧도와 인근 지자체 사례 등을 참조하고, 소비자물가조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올려야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절차를 밟아가면서 적정선의 인상이 되도록 고려하겠다. 필요하다면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